미국 전역이 폭염에 시달리는 가운데 캘리포니아 서부 해안 지역에는 이례적인 ‘여름 추위’가 찾아왔다.
미 국립기상청(NWS) 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지소는 27일(현지시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해 6∼7월 샌프란시스코 일대의 일일 최고기온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NWS에 따르면 올여름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일 평균 최고기온은 1981년 이후 4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은 6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는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7월 평균 기온은 섭씨 15.2도, 인근 새너제이도 19.7도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한여름 평균 기온으로는 매우 낮은 수치다.
기상학자 매트 멜레(Matt Mehle)는 “캘리포니아에 일반적으로 더운 날씨를 몰고 오는 계절성 고기압 시스템이 올해는 평년보다 더 서쪽에 위치하면서 태평양 연안 북서부와 캘리포니아 상공에 저기압이 고정된 형태로 머물렀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구름이 연일 하늘을 뒤덮고, 햇빛이 차단되면서 낮 기온이 평년보다 크게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지역 언론은 샌프란시스코를 찾은 관광객들이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에 점퍼나 머플러를 구매하느라 추가 지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여름 반소매 차림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현지에서 가을옷을 사 입는 이색적인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반면 미국 북동부 지역은 현재 폭염 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뉴욕 일부 지역의 전날 최고 기온은 섭씨 30도를 기록했고, 습도를 반영한 체감 열지수는 무려 38도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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