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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美 에너지 7500억弗 사겠다”…시장선 “그게 되나?”[글로벌 왓]

EU, 美 수입 규모 약 750억 달러

“현재 조건상 실현 불가능성” 제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7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한 약속은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를 이행하려면 EU는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현재보다 2배 이상 늘리거나, 에너지 가격이 대폭 상승해야 하는데 두 조건 모두 충족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EU가 3년 간 매년 2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석유·천연가스·핵연료 등을 구매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면 현재보다 에너지 수입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이 EU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5%로 부과하는 대신 EU가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확대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해 EU가 수입한 미국산 에너지는 약 650억 유로(약 750억 달러) 수준에 그친다. 이런 상황에서 2500억 달러어치 에너지를 사들이려면 수입량이 엄청나게 늘어나야 한다는 계산이다. 시장조사기관 가브은 “EU가 미국산 원유와 천연가스 전체를 다 구매한다고 가정하더라도 현재 가격과 미국의 수출 능력을 감안할 때 연간 총액은 1410억 달러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민간 중심의 에너지 시장 구조라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EU의 에너지 수입은 대부분 민간 기업들이 시장 가격과 수요에 따라 결정하기 때문에 EU가 기업에 미국산 에너지를 더 구매하라고 지시할 수 있는 뚜렷한 수단은 없다는 지적이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케이플러 의 맷 스미스는 “EU가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기업들에 미국 에너지를 더 많이 구매하라고 지시하는지 모르겠다”며 “기업들은 가장 저렴한 원자재를 사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7500억 달러) 그 숫자들은 비현실적인 공상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유럽 기업들이 이미 노르웨이, 카타르, 알제리,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경우 막대한 위약금이나 법적 분쟁에 직면할 수 있다. ING은행의 원자재 전략 책임자인 워런 패터슨은 “숫자는 멋지지만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며 “사실상 모든 에너지 무역을 미국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그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020년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중 무역합의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중국은 20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지만 실제 이행은 미미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에너지 시장의 가격 추이도 관전 포인트다. 주요 에너지 기관들은 석유를 포함한 화석연료가 향후 공급 과잉에 직면하면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7500억 달러 목표치 달성은 더 힘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EU “美 에너지 7500억弗 사겠다”…시장선 “그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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