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산별 총파업 계획을 철회한 가운데 대전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건양대병원 노조가 28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보건의료노조 건양대병원지부는 이날 오전 병원 로비에서 총파업 출정식과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인 희생만을 강요하지 말고 노동 조건을 개선하라"며 경영진을 규탄했다.
건양대병원 직원 2000여명 중 조합원은 1097명이다. 간호사 비중이 가장 높고 그 밖에 방사선사·작업치료사·물리치료사·임상병리사 등의 직군으로 구성됐다. 이날 파업에는 조합원의 절반가량인 500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건양대의료원이 개원 후 25년 만인 지난해 상급종합병원으로 성장했으나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은 철저히 배제됐다고 비판한다.
노조는 "건양대의료원은 동급 사립대병원에 비해 임금이 30%까지 차이가 나는 데다 주6일 근무를 하면서도 정당한 보상은 돌아오지 않는다"며 "비상식적 인사제도로 승진 기회는 박탈돼 있고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이 최하위 직급에 분포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임금 구조, 부족한 인력, 비정상적 조직문화, 부당한 인사제도 등 건양대의료원의 낡은 관행과 문화를 바꿔내겠다"며 "재단은 노조의 정당한 요구에 책임 있게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병원 측은 총파업 중에도 응급실과 수술실 등 생명과 직결된 업무에는 필수 인력을 유지하게 돼 있는 만큼, 진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건양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비상진료대책반을 운영하며 의료진 재배치와 대체 인력 보강 등을 통해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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