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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은 물난리, 단체장은 유럽”…시장·도지사 4명 해외출장 강행에 ‘논란’

'호우 피해' 기자회견하는 김태흠 충남지사. 2025.07.22. 뉴스1




집중호우로 충청권에 큰 수해가 발생한 가운데 충청권의 4개 시·도 광역단체장이 잇따라 유럽 출장을 떠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24일 충청권 4개 시도에 따르면 김태흠 충남지사를 시작으로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김영환 충북지사 등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 4명 모두가 23일부터 29일까지 유럽 출장을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다.

이번 출장은 오는 2027년 충청권이 공동 개최할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구 유니버시아드대회)’와 관련된 공식 일정으로 △2025 라인-루르 하계U대회 폐회식 참석 △대회기 인수 △해외 기업과의 투자 유치 협약 체결 등이 포함돼 있다. 주요 방문 국가는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가장 먼저 출국해 프랑스 파리에서 수소에너지 글로벌 기업 및 리튬이온 배터리용 양극재 분야 선도 기업과 투자협약을 맺었다. 이후 독일로 이동해 충남 스타트업 ‘지엔티(GnT)’의 4600억 원 규모 수출계약 체결을 지원하는 일정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나머지 세 단체장도 24일부터 유럽 현지에 합류한다.

하지만 충청권 곳곳에서 폭우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이번 출장은 여론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논산시장)은 “유례없는 폭우로 충청 지역에 심각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는데, 충청권 4개 시도 단체장이 해외 출장에 나선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협약 체결이나 국제행사도 행정의 중요한 부분인 건 맞지만, 이런 상황에선 양해를 구하고 부단체장을 대신 보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주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되는 일이 있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충남도당과 충북도당도 23일 성명을 내고 “지역 재난 대응의 컨트롤타워가 절실히 필요한 와중에 지사가 자리를 비운다는 건 책임 방기와 다름없다”며 “출장을 즉각 취소하고 도민이 있는 현장에 집중하라”고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 충남도당은 이날 '재난 상황을 정치적 공세로 악용하는 여당이 제정신인가?'라는 성명서를 통해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치적 공세로 타당 자치단체장 흠집 내기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여당으로서 해야 할 일(특별재난지역선포)이나 제대로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육군 제32사단 장병들이 지난 20일 충남 서산시 운산면에서 침수피해 민가의 가정용품들을 옮기고 있다. 2025.7.21. 육군 제공.


그러면서 "김 지사는 단순한 국외 출장이 아닌 충남을 위한 외자유치 등 몇 달 전부터 계획했던 국제적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득이하게 출장길에 오른 것"이라며 "수재민의 아픔과 농민 피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정치적 공세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태흠 충남지사 역시 출국 전 입장문을 통해 “국제적 약속으로 인해 부득이 출장을 떠나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 이번 출장이 충남의 이익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전쟁 중에도 (국익을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충북도 역시 “충청 U대회는 4개 시도가 공동 주관하는 국제 행사로, 차기 개최지로서 공식적인 책임과 의전을 다하는 건 중요한 외교적 역할"이라며 "김영환 충북지사가 폐막식에 참석하는 건 국제대학스포츠연맹과의 협의사항 이행을 위한 필수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22일 충청권 광역단체장 공석 사태와 관련해 "공직자와 지방자치단체장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고 그 이후 후속 과정 절차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피해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대통령 강조 사안”이라고 말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재난 대응과 관련한 단체장의 책임 있는 자세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수해 피해가 컸던 충청남도 서산시와 예산군을 비롯해 6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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