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인천 송도 총격 사건과 관련해 “우리 민족은 태생적으로 고마움을 모르는 선택적 땡큐 결핍증”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2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며칠을 망설이다 욕먹을 각오로 쓴다. 내 마음 편하자고”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달 20일 인천 송도에서 60대 남성이 사제 총기로 30대 아들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우리 민족은 태생적으로 고마움을 모르는 선천성 댕큐(땡큐) 결핍증 환자들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번에 그 생각이 확신처럼 굳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그 아비는 평생을 무직으로 살았단다”라며 “아비의 아내인 아들의 엄마는 미용 관련 사업을 해 크게 성공했고, 그 덕분에 이혼한 지 20년이 더 되는 지금도 그 아비는 성공한 아내 명의의 70평짜리 아파트에 홀로 산단다. 아비는 상당 기간 아내에 대한 열등감과 자격지심, 피해의식에 시달려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아비의 아들 총살 사건은 타인의 거울에 비친 내 모습, 내 허상만 중요한 체면 지상주의, 페이스 컬처(Face Culture·체면을 중시하는 문화)가 초래한 범죄”라고 평했다.
박 위원장은 “나에게 주어진 것,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모르는 선천적 땡큐결핍증이 사라지지 않는 한 대한민국 사회는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끝으로 그는 “이미 우리 사회 깊숙이 들어와 있는 마약과 함께 사제 폭발물, 사제 총기는 점점 더 우리 사회를 어지럽힐 것”이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제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 위원장은 당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 등을 맡은 바 있다.
한편 인천 송도에서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하고 서울 자택에 인화성 물질과 사제 폭발물을 설치한 남성 A씨는 전날 구속됐다.
A씨는 20일 오후 9시31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에서 직접 제작한 총기를 발사해 아들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 시너가 담긴 페트병 등 인화성 물질과 사제 폭발물을 설치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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