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 갑질’ 의혹에 휘말렸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전격 자진 사퇴했다.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 27일 만이다. 강 후보자가 이날 공개한 입장문에는 국민과 이재명 대통령,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사과와 사죄가 담겼다. 일각에선 정작 이번 논란의 대상이 됐던 보좌진 논란에 대한 입장이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 올린다"며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님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함께 비를 맞아주었던 사랑하는 우리 민주당에게도 제가 큰 부담을 지어드렸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진심 한 켠 내어 응원해 주시고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의 마음 마음, 귀하게 간직하겠다"며 "큰 채찍 감사히 받아들여 성찰하며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강 후보자는 의원실 보좌진들에게 자택의 비데 수리를 지시하거나 쓰레기 분리배출을 요구하는 등 각종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는 이달 14일 인사청문회에서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강 후보자는 쓰레기 처리 지시 의혹에 대해 “먹으려던 음식을 차에 남겨 놓고 내린 건 제 잘못”이라고 했고, 자택 변기 수리 지시 의혹에 대해선 “화장실 비데 노즐에서 물이 뿜어져 나와 조언을 구하고 (조치를) 부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러한 청문회 답변 과정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해명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는데, 이날 사퇴 의사를 밝힌 입장문에도 정작 보좌진 갑질 의혹에 대한 이야기는 빠져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강 후보자의 입장문에 '피해 보좌진에 대한 사과가 없다'는 지적과 관련, "여러 국민과 당에 대한 얘기가 있는 것으로 해서 많은 분이 다 포함된 것으로 저는 이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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