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100일 앞둔 23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내란을 극복한 문화 선도 민주국가의 저력을 반드시 세계에 보여주고, 정상회의를 경제 회복의 대내외적 도약대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인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5 APEC 정상회의 종합점검회의’에서 “새 정부가 이어받은 APEC 준비 대차대조표는 부실하지만 우리에게는 성공 외에 대안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탄력이 붙은 한류의 한 단계 상승 계기로도 만들어야 한다”며 회의에 참석한 김진아 외교부 2차관, 이성우 대한상의 APEC 추진본부장 등 20여 명의 정부·지자체, 기업, 문화계 인사들과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김 총리는 “1988 올림픽 이후 대한민국의 위상이 바뀐 것처럼 (이번 행사도) 그 이상의 중요한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경주에서는 신라의 미소를, 전국적으로는 한류의 상징적 플랫폼인 한글을 함께 마케팅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직접 제안하기도 했다. APEC 기간 동안 한국을 찾은 모든 외국인들에게 한글과 한국 노래를 배울 수 있는 기념품을 제공하는 등의 아이디어도 내놓았다.
경주 APEC 정상회의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정상외교 무대다. 이 대통령은 16일 미국·일본·중국·러시아·캐나다·베트남 등 20개 APEC 회원국 정상에 초청 서한을 발송했다. 글로벌 화합의 장인 만큼 비회원국인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초청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두 참석한다면 전 세계가 더 경주를 주목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주 APEC을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 한중 정상회담, 미중 정상회담 등이 잇따라 성사될 수도 있다. 이러한 회담을 통해 안보·경제협력 등 다양한 현안이 깊이 있게 논의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총리는 이달 말까지 준비 현황 ‘체크리스트’의 최종 점검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그는 “토론과 공동 선언의 정치적 콘텐츠뿐만 아니라 숙소·행사장·프로그램·서비스도 통상적 기대를 뛰어넘는 탁월한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경주 한 곳만의 단독 행사가 아닌 전국적 이벤트이자 융합형으로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김 총리가 최근 3일간 현장에 방문해 점검한 결과를 직접 국민에게 보고한다는 취지에서 K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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