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이 가까운 관계였다는 취지의 단독 보도를 한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를 스코틀랜드 순방 동행 기자단 명단에서 제외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 매체에 보낸 성명에서 “WSJ이나 다른 어떤 언론사도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대통령의 사적 업무공간을 취재하기 위한 특별한 접근권을 보장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WSJ의 허위, 명예훼손 행위로 인해 그들은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할 13개 언론사 중 하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또 “전 세계 모든 언론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취재하고 싶어 하며, 백악관은 가능한 한 많은 목소리를 포함시키기 위해 상당한 조처를 해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5~29일 스코틀랜드를 방문할 예정이다. WSJ 백악관 출입지가는 이 일정 중 마지막 이틀 동안 풀(pool) 취재를 맡을 예정이었지만 명단에서 빠지게 됐다.
백악관의 이번 조치는 WSJ의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과 관련한 단독 보도 여파로 보인다. WSJ은 지난 2003년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50세 생일을 맞아 외설스러운 그림을 그려 넣은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 2명과 발행사, 모기업, 모기업 창립자 루퍼트 머독 등을 상대로 100억 달러(약 14조원) 규모의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레빗 대변인이 이날 언급한 “WSJ의 허위, 명예훼손 행위”는 이를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백악관은 AP통신이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표기하지 않겠다는 정책을 발표하자 AP통신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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