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스코티 셰플러(미국) 얘기다. 세계 1위 셰플러가 압도적인 기량을 펼치며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디오픈에서 우승하자 “전성기 타이거 우즈와 같다”거나 “전설이 되고 있다”는 찬사까지 쏟아지고 있다.
전 세계가 셰플러가 써나가는 새로운 골프 역사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조용히 미소 짓는 또 다른 주인공이 한 명 있다.
21일(한국시간) 영국 북아일랜드 포트러시의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파71)에서 끝난 디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2언더파 272타로 단독 3위를 차지한 크리스 고터럽(미국)이다.
고터럽은 지난 주 열린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우승자다. 셰플러는 물론 세계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출전한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을 거머쥐는 행운아가 됐다.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우승은 매킬로이와 챔피언 조에서 대결을 펼친 끝에 거둔 것이라 의미가 남달랐다. 더욱이 디오픈에 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우승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톱10에 한 번 들지 못했던 고터럽이 유럽 2연전에서 거둔 성과는 정말 ‘로또를 맞았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다.
단 2주 만에 유럽으로 건너오기 전 통산 상금(276만 8333달러)에 맞먹는 거금(270만 3000달러·37억 5000만원)을 손에 쥐고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우승으로 157만 5000달러를 받았고 디오픈 단독 3위로는 112만 8000달러를 획득했다. 2개 대회에서 333만 3400달러를 번 셰플러보다는 63만 달러 정도 적었지만 매킬로이와 비교해서는 두 배 이상 많은 상금을 획득했다.
유럽 원정에서 누구보다 크게 웃은 선수는 누가 뭐래도 고터럽일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