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충청권에 이어 영남권 경선에서도 20%포인트를 웃도는 차이로 박찬대 후보를 꺾으며 승기를 잡았다. 당 대표 선거에서 가장 큰 비중(55%)을 차지하는 권리당원 표심에서 ‘강력한 개혁 당 대표’를 내세운 정 후보가 ‘당정대 안정감’을 내세운 박 후보를 앞서가는 모습이다.
20일 전국 폭우 피해로 온라인으로 진행된 8·2 전당대회 영남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정 후보는 62.55%의 득표율로 37.45%에 그친 박 후보를 25%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정 후보는 전날 진행된 충청권 경선에서도 득표율 62.77%로 박 후보(37.23%)를 크게 앞섰다. 현재까지 누적 득표율은 정 후보가 62.65%, 박 후보가 37.35%다.
두 후보는 이날 연설회에서 일제히 이재명 정부와의 호흡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3년 전부터 이재명 대통령, 정청래 당 대표를 꿈꿨다”며 “얼굴을 보지 않아도, 눈빛을 보지 않아도, 같은 공간에 있지 않아도 이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 후보는 “싸움은 제가 할 테니 이 대통령께서는 일만 하라”며 “궂은일, 험한 일, 싸울 일은 제가 하고 협치, 통합, 안정의 꽃과 열매는 모두 대통령의 공으로 돌려드리겠다”고 공언했다.
박 후보는 “저 박찬대는 이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잘 싸우는 것에 더해 이제 여당다운 여당 대표가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이 다 가볼 수 없는 민생 현장으로 달려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잘 싸우는 것에 더해 이제 여당다운 여당 대표가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이 다 가볼 수 없는 민생 현장으로 달려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가 그간 ‘당심’ 유세에 주력해온 만큼 권리당원 투표에서 우세할 것이라는 분석은 있었지만 20%포인트 이상 앞선 것은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정 후보는 이날 경선이 끝난 뒤 “내란 세력 척결을 위해 일로매진(一路邁進, 한길로 곧장 거침없이 나아감)하라는 당원들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며 “충청에 이어 영남권에서도 부족한 저에게 과분한 지지를 보내주신 당원 동지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밝혔다.
다만 최종 결과에는 국회의원 등 대의원(15%)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30%)가 반영되는 만큼 승패를 쉽게 단언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의원 선거인단과 국민 여론조사 개표 결과는 8월 2일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박 후보 측은 국회의원 등 대의원 표심에서는 정 후보를 압도적으로 앞선다고 보고 있다. 한국갤럽이 15~17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1%포인트 차이로 접전을 벌였다.
전체 권리당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호남과 수도권 지역 경선이 남은 만큼 판세가 뒤집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이날 폭우 피해를 고려해 각각 26일, 27일로 예정됐던 호남권과 경기·인천 순회 경선을 8월 2일 서울·강원·제주 경선과 통합해 치르기로 했다. 앞서 박 후보는 전당대회 연기를, 정 후보는 전당대회를 일주일 앞당겨 남은 순회 경선을 한번에 치르는 ‘원샷 경선’을 각각 제안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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