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간 거리가 100m 이내인 서울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과 성동구 옥수동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의 동일 주택형 매매가 차이가 최근 약 10억 원까지 벌어졌다. 이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남산타운 집주인들이 6·27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호가 높이기에 나서 주목된다.
20일 중개업소에 따르면 남산타운 전용 84㎡형은 6월에 15억 5000만 원까지 거래가 이뤄진 후 7월에 호가를 16억 원에서 17억 원으로, 14억 2000만 원에서 15억 원으로 각각 높인 매물들이 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는 6·27 대출 규제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7월에도 매도 호가를 오히려 높인 셈이다.
이 단지는 거래가 많지 않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7월 남산타운의 매매 거래는 이날까지 전용 면적 84㎡ 15층이 15억 원, 2층이 13억 7500만 원으로 2건에 그쳤다. 동일 주택형 매매 거래 가격은 서울 집값 상승세가 절정이던 6월에 15억 5000만 원까지 올랐다.
집 주인들이 이처럼 매도 호가를 높인 것은 옥수동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와의 매매 시세 차이를 감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파크힐스의 전용 84㎡ 매도 호가는 26억 원에서 28억 원이다. 지난 1월에는 남산타운의 동일 주택형 최고 매매 가격은 13억 2000만 원, 파크힐스는 21억 2000만 원으로 8억 원의 차이가 났다. 남산타운 단지의 한 공인중개사는 “두 단지가 가깝다 보니 성동구 파크힐스 집값이 더 많이 오르자 남산타운도 뒤따라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며 “대출 규제로 매수자들은 망설이고 있는데 집주인들은 오히려 매도 호가를 높이면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산타운 매매 시세가 과거 급등기였던 2021~2022년의 전고점을 아직 넘지 못했다는 점 역시 상승 기대의 다른 이유로 꼽힌다. 남산타운 전용 84㎡는 2022년 4월 15억 9000만 원까지 거래됐다. 반면 파크힐스는 동일 주택형의 최고 매매 거래 가격이 올해 6월의 25억 2000만 원이다.
남산타운은 2002년 준공된 515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231%의 용적률에 남산 주변 고도 제한 규제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파크힐스는 옥수13 재개발사업을 통해 2016년 2456가구 규모로 지어진 준신축급 단지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해 지난 17일 발표한 7월 둘째 주(14일 기준) 서울 평균 주간 아파트 매매 시세 상승률은 전주의 0.29%에서 0.19%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서울 자치구 중 상승률이 높아진 곳은 남산타운이 속한 중구(0.16% → 0.18%), 도봉구(0.05% → 0.06%) 두 곳뿐이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