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 공무원이 군부대 간부를 사칭한 '노쇼(예약 후 나타나지 않는 행위)' 사기를 막아 경찰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16일 태안군에 따르면 행정지원과 소속 이진선 주무관(32)은 지난 5월 22일 저녁 동료들과 태안읍의 한 식당에서 식사하던 중 단골 업주로부터 "군부대에서 삼계탕 30인분 예약이 들어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최근 노쇼 피해가 잦다는 소식을 접했던 이 주무관은 수상함을 느끼고 업주에게 예약 관련 문자메시지를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업주는 자신이 받은 ‘군 간부’ 명의의 거래 확약서 사진을 보여줬고, 이 주무관은 공문서 양식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점을 포착했다. 그는 곧바로 국방부에 연락하고 군 지인에게 확인을 요청한 끝에 해당 간부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주무관은 "공문을 자주 다루는 공무원이다 보니 문서가 이상하다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며 "사장님께 곧바로 사실을 알려드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뉴스에서만 보던 노쇼 사기를 현실에서 막게 돼 가슴이 철렁했다. 지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이처럼 공직자를 사칭한 사기 수법이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식당 등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단체 예약을 한 뒤 "예산이 아직 안 내려와 있다"며 특정 계좌로 물품 대금을 대신 송금해달라고 유도하는 방식이다.
태안경찰서는 이달 11일 노쇼 사기를 막아 소상공인의 피해를 예방한 공로로 이 주무관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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