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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에어컨 틀면 이슬 맺히듯…저온건조·고온다습 공기 충돌해 '물벼락'

■ 역대급 폭우 원인은

비 그친 뒤 20일부터는 다시 폭염

폭우에 잠긴 광주 도로 (광주=연합뉴스) 광주 전역에 극한 호우가 쏟아진 17일 오후 광주 북구 신용동 일대 도로가 침수돼 차량들이 물에 잠겨 있다. 2025.7.17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reu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16일부터 쏟아진 집중호우의 원인으로 ‘고온다습’한 공기와 ‘저온건조’한 공기의 충돌이 지목되고 있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북서쪽에서 기압골이 다가오면서 전면에서 유입되는 고온다습한 공기와 뒤쪽에서 따라 내려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충돌해 집중호우에 최적화된 ‘중규모 저기압’이 형성됐다 보고 있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16일부터 충청·남부지방에 쏟아진 집중호우의 배경으로 북쪽에서 남하해 한반도를 에워싼 ‘차고 건조한 공기’가 꼽힌다. 고온다습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기존 한반도에 자리하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부딪히면서 이른바 ‘한난(寒暖)경계’가 만들어졌고 이 같은 서로 다른 종류의 공기 간 충돌이 서해상의 집중호우로 이어졌다. 덥고 습한 여름에 자동차 에어컨을 틀면 창에 이슬이 맺히는 것과 유사한 원리다.

특히 차고 건조한 공기가 동쪽으로 물러나면서 고기압 같은 역할을 해 비구름대가 압축됐고 이에 따라 집중호우 강도도 높아졌다. 17일 오전 2시와 3시 사이에는 충남 서산지역에 1시간 동안 114.9㎜의 비가 내리면서 1시간 최다 강수량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시간에 110㎜가 넘는 비가 내릴 확률은 100년에 한번 정도로 매우 확률이 낮다.





게다가 고도 약 1.5㎞ 지점에서 부는 빠른 바람인 ‘하층제트’도 집중호우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야간에는 성질이 다른 두 공기 경계로 하층제트가 불면서 이를 바로 맞는 충청에 많고 강한 호우로 이어졌다. 집중호우에 최적화된 조건이 맞물리며 역대급 집중호우가 발생한 셈이다. 이후 17일에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부지방으로 내려오면서 집중호우 지역이 바뀌었다. 16일부터 18일 오전까지 누적 강수량은 전남 나주 445㎜, 광주 442㎜, 홍성 437.6㎜, 서산 427.1㎜ 등이다. 특히 광주에서는 하루 동안 426.4㎜의 비가 내리면서 1939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7월 일일 강수량 극값이 경신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특히 대비가 취약한 야간 시간대에 강한 비가 예상되면서 저지대 및 지하차도 침수를 비롯해 고립과 급류에 사전 대비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거센 비는 이번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18일 저녁부터 19일 오전 사이에는 집중호우 지역이 남부지방으로 옮아간다. 남부지방에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되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해당 지역 지형과 충돌해 집중호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집중호우가 휩쓸고 지나간 후에는 한반도 일대에 다시금 무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는 20일부터는 낮 최고기온이 30도가 넘는 더위가 시작되면서 폭염특보가 내려지고 열대야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덮을 것이라는 전망은 여러 수치 예보모델이 일치되게 내놓고 있지만 북태평양고기압 위를 티베트고기압이 이중으로 덮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각종 전망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다.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에서 중첩될 경우 극심한 폭염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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