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위의 교통수단이라니 신기하네요.”
지난 1일 서울시가 처음으로 도입한 수상 대중교통 수단 한강버스가 여의도 선착장에서 출발해 잠실 선착장을 향해 달렸다. 이날 시민에게 첫 공개된 한강버스는 취재진 40명과 시민 50여 명 등 약 100명을 태우고 달렸다. 시민들은 통창 밖 한강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가 하면 일부 학부모들은 대교를 지날 때 마다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주는 등 연신 바쁜 모습이었다.
시범운항을 시작한 한강버스는 여의도~뚝섬~잠실까지 15.5㎞를 달렸다. 오후 2시에 출발해 약 1시간이 소요됐다. 배가 출발하고 10분 가량이 지나자 하이브리드 추진체가 탑재된 선박은 발전기 모드로 전환했다. 전기배터리에서 디젤엔진으로 전환되자 소음이 커졌다. 향후 도입될 한강버스 12대 중 8척은 하이브리드 방식이고, 나머지 4척은 전기로 운항한다.
일부 시민들은 시범 운항에서만 공개되는 선박 앞 선수로 나와 강 바람을 만끽하며 기념 촬영에 매진했다. 이날 탑승한 체험단은 관광용으로는 모두 높은 점수를 줬지만, 출퇴근 활용도에 대해선 반응이 엇갈렸다. 한강버스는 관광에 더해 출퇴근 목적으로 설계됐다. 아내와 함께 탑승한 최 모씨는 “경치도 볼 수 있고 신기하기도 해 의미있는 경험”이라면서도 “출퇴근 수단으로 이용하기에는 속도가 느려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강버스 운영사업 협약서(변경) 동의안’을 보면 한강버스의 속도는 호선별로 1~4호선 15.6노트(시속 29㎞), 5~8호선 17.8노트(시속 33㎞), 9~12호선 19노트(시속 35㎞)이다. 평균 속도가 28.9㎞인 셈이다. 일반버스는 약 75분이, 급행버스는 54분이 소요된다. 승객이 선착장에서 타고 내리는 것 까지 합한 시간이다.
이날 운행한 여의도역~잠실역(20㎞) 구간은 1시간 가량 소요됐는데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환승까지 감안해 30분 가량, 차량을 이용한다면 약 20~30분 정도가 걸린다. 게다가 잠실 선착장은 주변에 가장 가까운 2호선 잠실새내역까지 걸어서 17분 정도가 걸려 이날처럼 더운 날씨엔 이동하기 불편했다.
한강버스는 9월 정식 운항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식운항에선 ‘마곡~망원~여의도~옥수~압구정~뚝섬~잠실’ 7개 선착장을 연결하는 ‘일반(한강)버스’와 ‘마곡~여의도~잠실’ 3개 선착장을 연결하는 ‘급행(한강)버스’가 운영된다. 주중에는 출퇴근시간 기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30분까지 15분 간격으로, 주말에는 오전 9시30분 첫 운항을 시작해 도착지 기준 오후 10시 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
서울시는 오는 9월까지 매주 화·목·토요일 주 3회씩 시민들에게 시범운항을 진행할 계획이다. 화, 목요일에는 오후 2시와 저녁 7시 총 2회, 토요일에는 오후 2시에 1회씩 여의도 선착장에서 출발해 잠실 방면으로 편도 운행을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2주 간 1회 당 150~190명 탑승객을 모집한 결과 3000명이 넘는 인원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한강버스는 일반 성인기준 편도 3000원이다. 청소년과 어린이는 각각 1800원, 1100원이다. 기후동행카드 이용 시 월 5000원만 추가하면 한 달 내내 무제한으로 탑승 가능하다. 만약 관광용으로 한강버스를 이용한다면 한강유람선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각 선착장에는 편의점과 BBQ치킨 매장, 라면존 등이 마련된다. 또 여의도 선착장에는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이, 뚝섬 선착장에는 청음카페 ‘바이닐’이 들어서는 등 선착장마다 개성 있는 부대사업시설도 들어선다.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서울시는 지난 달 초부터 시와 산하기관 직원들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우선 탑승과 함께 서비스와 시스템 점검에 주력하며 안전한 운항 환경 구축에 힘을 쏟았다"며 “한강버스가 실질적인 대중교통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기존 교통과의 연계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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