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을 1시간 이상 자거나 이른 오후에 자면 고령자의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학술지 ‘수면’(Sleep)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오후 늦게 낮잠을 자거나 낮잠 패턴이 불규칙한 경우 고령자의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사우스 플로리다대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를 통해 8만 6565명의 참가자를 장기 추적했다. 참가자들의 연령은 43세에서 79세였으며 57%는 여성, 43%는 남성이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낮잠 행동을 분석해 낮잠과 사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7일간 활동 추적기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와 자가 보고한 낮잠 습관을 함께 분석했다. 낮잠을 잔 시간, 시간대, 그리고 평소와의 차이를 중심으로 패턴을 추적했다.
그 결과 낮잠 패턴과 장기적인 건강 위험, 특히 장수 및 사망률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낮잠 시간이 길수록, 낮잠 시간의 개인차가 커질수록, 정오와 이른 오후에 낮잠을 잘수록 사망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중·노년층의 사망 위험을 평가할 때 낮잠 습관을 주요 요소로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연구 저자인 애슐리 커티스 박사는 “30분 미만의 짧은 낮잠은 노인의 건강에 유익할 수 있지만 60분 이상 낮잠을 자는 경우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특히 정오 무렵 낮잠을 자는 경향이 있는 사람일수록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연구진은 “낮잠을 오래 자는 것이 불면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과 같은 질환의 징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수면 장애를 치료하지 않으면 건강이 악화되고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진은 “주당 중강도 이상 신체 활동을 꾸준히 하면 낮잠과 사망 위험 간의 부정적 연관성이 완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강도 150분 또는 격렬한 운동 75분이 권장되며 노인을 위한 운동으로는 빨리 걷기, 조깅, 춤, 수영, 하이킹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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