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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활짝 피운 '색채의 향연'…저우리 한국 첫 개인전

동서양 경계 오가는 추상세계 구축

꽃을 소재로 생명에 대한 철학 표현

서울 화이트큐브에서 8월 9일까지

저우 리, The world in a flower: Metamorphosis No. 2(2025)/자료제공=화이트큐브




개인전 ‘한 송이 꽃 속에 우주가 피어나다’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서울 청담동 화이트큐브에서 기자들과 만난 저우 리. 자료제공=화이트큐브


캔버스 가득 피어난 부드러운 분홍과 푸른 색채가 마치 초여름 미풍에 고요히 흔들리는 꽃잎같다. 다양한 농도의 분홍빛은 여러 겹의 꽃을 이루고 투명한 하늘 빛은 시원한 물처럼 화면에 경쾌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거침없는 듯 섬세한 붓질의 흔적이 생생한 이 그림들은 중국 선전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저우 리(周力·56)의 작품이다. 그는 중국 전통 예술을 한 아버지의 영향과 프랑스에서 공부한 서양추상의 접점에서 독창적 추상 세계를 구축해왔다.

26일부터 서울 청담동 화이트큐브에서 열리고 있는 ‘한 송이 꽃 속에 우주가 피어나다’는 작가의 신작 14점이 처음 공개되는 한국 첫 개인전이다. 꽃의 생멸을 주제로 우주의 순환과 희망을 전하는 작품들을 통해 작가의 예술 세계를 조망할 수 있다. 작가는 “꽃은 국경이 없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라며 “생명에 대한 나만의 사유를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꽃은 활짝 필 때도 아름답지만 만개 후 시든 후에도 여전히 아름답다”며 “하나의 꽃은 하나의 우주이며 누구나 꽃 속에서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송이 꽃 속에 우주가 피어나다’의 전시 전경 / 자료제공=화이트큐브




실제 전시장에는 꽃처럼 찬란하게 피어나는 혹은 섬세하게 스러져가는 색채의 향연이 펼쳐진다. 분홍빛이 특히 눈에 띄는데 작가는 “부드러운 생명력을 담은 색”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작품은 세 번 변신했는데 임신 후 아이를 낳았을 때, 아이를 키우며 어머니가 됐을 때,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을 겪었을 때”라며 “과거 무채색 위주였던 그림은 아이의 볼에서 만난 분홍빛으로 채워지기 시작했고 평면만 고수하던 작업도 입체로 확장하는 등 더 포용적인 형태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림 위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선의 유려함도 눈길을 끈다. 체중을 실은 붓으로 그린 선이다. 오랜 기간 서예를 수련해온 작가의 시간이 깃든 선으로 중국 전통 수묵화의 영향이 비친다.

작가는 자신의 창작 행위를 ‘창문 가운데 서 있기’에 비유하는데 자신과 타인, 내면과 외면, 인간과 자연 등 경계에서 얻는 영감을 작품에 투영하기 때문이다. 이런 비유를 직접적으로 드러낸 작품도 전시장에서는 만날 수 있는데 작은 오각형 캔버스의 소품들이다. 작가는 “대형 작품을 그리기 전 소품을 먼저 그리곤 한다”면서도 “중국 강남 지역은 창문이 오각형"이라며 웃었다. 전시는 8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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