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달 30일 임기 만료를 앞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회’를 대신할 임시 지도부 구성에 돌입했다. 새 당 대표를 뽑는 ‘8월 전당대회’를 준비할 ‘관리형 비대위’를 꾸리는 작업인데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국민의힘은 27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 설치와 비대위원장 임명을 안건으로 다음 달 1일 전국위원회 소집 요구안을 의결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6·3 대선 참패 이후 김 비대위원장을 제외한 비대위원들이 모두 사퇴해 당 의결기구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따라서 최고위원회 의결 사항인 전당대회 개최 등을 추진하려면 새 비대위 구성이 필요하다.
새 비대위의 역할은 올 8월 열릴 예정인 전당대회 준비에 국한되는 ‘관리형’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8월 전당대회까지 두 달도 안 남은 짧은 임기인 데다 당 쇄신 작업은 원내 기구인 혁신위원회에 위임하기로 송 원내대표가 이미 못 박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실권 없이 직함뿐인 한계 탓에 비대위원장·비대위원 인선에 애를 먹는 분위기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시기도 촉박하고 두 달 정도의 비대위원장을 맡을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구인난 기류 속에 송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 권한대행을 맡는 방안도 검토된다. 앞서 2014년 이완구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두 달간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며 전당대회를 준비했던 전례도 있다.
전당대회 쟁점으로는 룰 변경과 지도 체제 변경 등이 거론된다. 특히 당의 옛 주류들 사이에서는 1인 당 대표 체제를 대신해 ‘집단 지도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당권 후보군들은 반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친한(친한동훈)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과거 봉숭아학당이라는 얘기를 들은 집단 지도 체제로 이재명이라는 강력한 대통령에 맞서 싸울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평가했고, 김문수 전 대선 후보 비서실장 출신의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당 혁신이 시급한데, 지도 체제 전환으로 당의 혼란을 야기하려는 모습을 국민들이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비대위원장이 호기롭게 추진했던 ‘5대 개혁안’은 그의 임기가 끝나는 동시에 미완으로 남게 됐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이날 김 비대위원장이 지시한 ‘김문수 대선 후보 교체 시도’ 관련 당무감사 중간 브리핑을 열고 당 기획조정국으로부터 후보 교체 당시 회의록을 아직 제출받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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