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3년 만에 최악의 분기 실적을 내고도 예상보다 선방한 매출과 ‘탈중국’ 전략 발표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다
26일(현지 시간) 나이키는 2024 회계연도 4분기(3~5월)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111억 달러(약 15조 원), 순이익 2억1100만 달러(약 2864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6% 급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년 만의 최악의 분기 성적”이라고 평가했다. 엘리엇 힐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제 회복의 페이지를 넘길 시점”이라며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나이키는 1분기(6~8월) 매출 감소폭이 한 자릿수 중반에 그칠 것이라며, 시장 컨센서스인 -7.3%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힐 CEO는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유통업체와의 관계 복원, 러닝화와 스포츠웨어 제품 강화, 전략적 가격 인상 등으로 반등 기반을 마련해 왔다. 특히 러닝화 부문에서는 ‘페가수스’, ‘보메로’ 등 신제품이 실적 회복을 견인했다.
향후 실적 회복의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수입국에 대한 전방위 관세 부과에 나서면서, 나이키는 연간 최대 10억 달러에 달하는 추가 비용 부담을 경고했다. 현재 미국 수입 신발 중 약 16%가 중국산으로 관세 인상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대응해 나이키는 2026 회계연도 말까지 중국산 제품 비중을 ‘한 자릿수’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매슈 프렌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공급망을 최적화하고 생산 기지를 다른 국가로 다변화해 미국 내 비용 압력을 줄이겠다”고 강조다.
이에 더해 나이키는 이미 일부 품목에 대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며, 추가 인상도 검토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스와츠는 “관세 부담이 상당하지만 업계 전반이 가격 인상에 나설 경우 나이키의 미국 내 점유율은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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