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자율주행차 투자를 다시 검토한다. 이를 위해 8년 전 쫓겨난 공동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 전 최고경영자(CEO) 와 손을 잡을 전망이다.
2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래비스 캘러닉 전 CEO가 중국 자율주행차 회사 포니닷에이아이(Pony.ai)의 미국 자회사 인수를 위해 투자자를 물색하는 가운데 우버가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캘러닉은 지난 2017년 사내 성희롱 논란 등으로 CEO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소식통들은 협상이 아직 예비 단계라며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캘러닉이 포니를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우버가 투자자로서 포니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니는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2억 6000만 달러를 모집했으며 현재 약 45억 달러의 시장 가치를 기록 중이다.
우버는 캘러닉이 CEO였을 당시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을 시도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구글 엔지니어 출신의 앤서니 레반도프스키가 운영하는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오토(Otto)도 인수했다.
그러나 이후 구글이 레반도프스키를 영업 비밀 절도 혐의로 고소하고, 우버가 자사의 자율주행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소송을 제기하면서 우버는 2020년 자율주행차 사업부를 매각했다. 이후 현행 다라 코스로샤히 CEO 체제에서 우버는 자율주행차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유럽과 중동 등에서 무인 자동차 서비스 시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이전과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해왔다.
현재 우버는 웨이모를 포함한 자율주행차 기업들과 18개 이상의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자율주행차 서비스 확장을 진행 중이다. 피닉스에서는 웨이모 차량을 우버 앱을 통해 호출할 수 있으며 오스틴에서는 웨이모의 로봇 택시가 우버 로고를 달고 운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애틀란타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개시했다.
다만 우버는 웨이모와 협력하면서도 경쟁 관계에 있다. 웨이모가 더 많은 도시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우버의 사업을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NYT는 이에 대해 "우버는 웨이모와 같은 로보택시 서비스와 경쟁에 점점 더 고심하고 있다"며 "(투자 논의는) 로보택시로부터 압박받고 있다는 뚜렷한 징후"라고 짚었다.
우버가 투자를 논의 중인 포니는 2016년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됐지만 주된 사업은 중국에 있으며, 미국과 중국에서 로보택시와 트럭을 운행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보유 중이다.
그러나 2019년 국가 안보를 우려해 미국 서비스에서 중국 기술에 대한 의존을 없애고 최근에는 미국에서 사용되는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를 중국 기업이 운영·유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 통과되면서 포니는 미국 자회사 매각을 추진해왔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