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진행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파행 속에 종료된 가운데 김 후보자가 26년 전 촬영한 신사복 광고 사진이 공개되자 당황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24일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26년 전 신사복 광고 모델’에 관해 질문했다. 자산·가족 관련 의혹으로 집중 검증을 받던 김 후보자를 방어하기 위해 꺼낸 질의였다.
채 의원은 “1999년도에 상당히 파격적으로 신사복 광고를 찍었다. 당시 모델료로 2억원을 받았는데, 이를 결식아동 지원과 북한 아동 결핵 지원에 모두 기부했더라.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광고 사진이 공개되자 김 후보자는 한숨을 쉬며 차마 보기 어렵다는 듯 두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렸다. 입을 꾹 다문 채 어깨를 들썩이며 웃음을 참으려는 모습도 보였다. 김 후보자는 “자세히 말씀드릴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냥 그런 일이 있었다”고 짧게 답했다.
1999년 코오롱상사는 김민석 당시 국회의원에게 자사 신사복 브랜드 ‘아더딕슨’의 인쇄광고 모델을 제안했다. 함께 제안받았던 정동영 당시 국민회의 대변인은 “대변인이라 곤란하겠다”며 고사했고, 김 의원은 "광고료를 좋은 일에 쓰면 괜찮지 않겠느냐"며 수락했다.
당시 코오롱상사는 김 후보자와 배우 차승원을 함께 기용해 ‘남자의 삶엔 지켜야 할 선이 있다’는 문구를 내세운 광고를 6개월간 신문·잡지 등에 게재했다.
모델료는 5000만원으로 김 후보자는 이를 전액 결식아동 지원과 북한 아동 결핵 지원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지역구였던 서울 영등포구 내 18개 초등학교에 150만~300만원씩 전달돼 524명의 어린이가 도움을 받았다.
한편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여야의 자료 제출 공방 끝에 이틀째인 25일 오후 정회 이후 재개되지 않았고, 자정을 기해 자동 산회됐다. 청문회가 사실상 파행으로 종료되면서 여야 합의에 따른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도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오는 주 국회 본회의에서 김 후보자 인준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국무총리는 국회 인준 동의 없이는 대통령이 임명할 수 없지만 민주당 의석수(167석)를 고려하면 본회의에서 인준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