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모든 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힌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한의사협회(의협) 부회장직 사퇴도 공식화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과 함께 의협 집행부를 맡았던 전 전공의 임원들도 사퇴한다.
박 전 위원장은 전일(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박단, 정책이사 김민수, 기획이사 김유영, 기획이사 박명준, 국제이사 이혜주. 이상 5인 대한의사협회 임원직에서 사퇴합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들은 모두 수련병원에서 전공의로 근무하다 작년 2월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발표 이후 사직하고 의협 집행부로 활동해 왔다. 박단 전 위원장이 대전협을 이끌 당시 박명준 이사는 부회장을, 김민수 이사는 대외협력이사를, 이혜주 이사는 정책이사로 각각 이름을 올렸다. 삼성서울병원 전공의 대표인 김유영 이사도 대전협 비대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박 전 위원장은 2023년 8월 대전협 회장으로 선출됐으며, 작년 2월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한 후 대전협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금껏 비대위원장을 맡아왔다. 올해 1월 출범한 김택우 의협 회장 집행부에도 합류해 부회장직을 겸임하며 전공의들을 중심으로 한 의료계의 강경 투쟁을 이끌었다.
최근 의정 갈등 장기화 속에 박 전 위원장의 책임론이 커지고 대형병원 전공의 대표들이 복귀 의사를 밝히는 등 내부 파열음도 커지자 그는 24일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크게 동요하는 한편, 의료계 안팎에선 이들이 정부와 협상을 통해 내달 대거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뚜렷한 움직임이 없다는 의료계 내부의 비판에 직면했던 의협 역시 임원들의 집단 사퇴에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의료계에서는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등을 필두로 “오는 7월 의대생 유급·제적이 현실화 하기 전에 의협이 나서서 돌려보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현재 의협은 사퇴 의사를 표명한 임원들에게 집행부로서의 소임을 다해달라며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의협은 애초 26일 기자들을 상대로 정례 브리핑을 열겠다고 공지했다가 당일 오후 늦게 브리핑을 서면으로 대체한다고 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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