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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넨 "베토벤 '영웅' 4악장은 지금의 K팝과 같은 춤곡 바탕"

■ 뉴욕필 내한공연 지휘 살로넨

"짐머만 연주, 순수해서 물 같아

핀란드 지휘자 두각은 교육 덕분"

26일 인천, 27·28일 서울 공연

에사페카 살로넨 지휘자가 25일 뉴욕 필하모닉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물처럼 순수한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는 크리스티안 짐머만과 함께 클래식 역사를 바꾼 베토벤과 프랑스 작곡가들의 혁신적인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한 에사페카 살로넨 지휘자가 25일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에서 간담회를 갖고 이번 공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을 대표하는 뉴욕 필하모닉은 11년 만에 한국을 찾아 26일 인천 아트센터, 27·2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이날 간담회에는 뉴욕 필하모닉의 마티아스 타르노폴스키 최고경영자(CEO)와 공연을 기획한 김용관 마스트미디어 대표도 함께 했다.

이번 내한 공연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우선 한국과는 각별한 인연이 있는 뉴욕 필하모닉이 오랜만에 내한한다는 점이다. 뉴욕필은 2008년 서울과 평양을 동시에 방문해 공연한 바 있는 유일한 해외 오케스트라다. 타르노폴스키 CEO는 “당시 직원으로서 한국 투어를 함께 했는데 그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오케스트라가 앙코르 곡으로 ‘아리랑 판타지’를 연주했을 때 객석에 있던 모든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 음악이 정서적 연결을 가능하게 한 상징적인 무대였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이번 한국 방문은 마치 가족을 방문하는 느낌”이라고 친근함을 표했다.

오랜만의 내한인 만큼 프로그램도 신중하게 선택했다. 첫 번째 프로그램(26·27일 공연)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과 교향곡 3번 ‘영웅’이다. 두 번째(28일 공연)는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 드뷔시의 ‘바다’,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이다.

마티아스 타르노폴스키(왼쪽부터) 뉴욕 필하모닉 최고경영자(CEO)와 에사페카 살로넨 지휘자, 김용관 마스트미디어 대표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마스트미디어




살로넨은 “‘영웅’은 음악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된 곡”이라며 “특히 4악장은 지금으로 치면 테일러 스위프트나 K팝이라고 할 수 있는 당시 대중이 즐기던 ‘콩트르당스’라는 춤을 바탕으로 해 계급 간 장벽을 허문 상징적인 의미도 크다”고 말했다. ‘영웅’은 베토벤이 원래 ‘보나파르트’라는 제목으로 나폴레옹에게 헌정하려 했으나 그가 스스로 황제 자리에 오르자 ‘영웅’으로 이름을 바꿔 발표했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역시 서곡 없이 피아노 독주로 시작해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마치 대화하듯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에서 혁신적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작곡가들의 작품도 음악사에 가장 독창적인 작품들이라고 살로넨은 설명했다. 그는 “‘바다’나 ‘환상 교향곡’은 마치 외계에서 떨어진 것과 같이 진보적인 곡”이라며 “음악사의 흐름을 바꾼 작품들을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협연자로 나서는 짐머만은 자신의 피아노와 조율사를 동반해 해외 공연을 다닐 정도로 완벽주의 피아니스트로 알려져 있다. 미국 입국 당시 세관에서 피아노를 문제 삼아 파기 당한 경험이 있는 짐머만은 자신의 고국 폴란드에 대한 미국의 외교 정책에 항의하는 뜻으로 2009년 이후 미국을 방문하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짐머만과 미국 오케스라의 협연이 거의 없는데 한국에서 이뤄지는 점도 특별하다”고 설명했다. 악기에 대해 까다로운 짐머만을 위해 마스트미디어는 별도의 피아노를 국내에 따로 보관 중이다.

짐머만의 연주에 대해 살로넨은 “너무 순수해서 물과 같다”고 평했다. 그는 “짐머만은 곡 전체를 철저히 연구하는 피아니스트여서 연주 레퍼토리가 많지는 않다”면서도 “그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아 원래 이 곡은 이렇게 생긴 곡이구나’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해석이 아닌 곡 그 자체를 들려주는 피아니스트”라고 말했다.

핀란드 출신인 살로넨 지휘자에게 ‘왜 요즘 핀란드 출신 지휘자들이 두각을 나타내는지’를 묻자 교육과 지원 덕분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핀란드는 인구가 550만 명밖에 안 되지만 1970년대부터 클래식 음악에 대해 무상에 가까운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며 “핀란드 사람들의 DNA가 다른 것이 아니라 젊은 지휘자들에게 기회와 지원을 많이 해준 덕분에 좋은 음악가들이 배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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