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이 아시아 첫 진출지로 일본을 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5일(현지시간) 앤스로픽이 오는 가을 도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챗GPT의 경쟁 모델인 대화형 AI ‘클로드(Claude)’ 개발사인 앤스로픽은 오픈AI 출신 다리오 아모데이 CEO가 2021년 설립한 기업이다. 아마존이 약 1조2,000억 원(80억 달러)을 투자했고 구글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런던 등 유럽에 거점을 두고 있으나, 아시아태평양 지역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앤스로픽은 그동안 일본 내에서 아마존, 구글 등 파트너사를 통한 간접 서비스만 제공해 왔으나, 앞으로는 자사 앱의 일본어 사용성을 높이고 현지 기업을 직접 상대하는 전략으로 전환한다.
이번 진출로 앤스로픽은 일본에 먼저 진입한 오픈AI와 본격적인 B2B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오픈AI는 지난해 4월 일본에 법인을 설립하고 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 중이다.
기술 경쟁력도 주목된다. 최신 모델 ‘클로드4’는 코드 생성 정확도 측면에서 오픈AI와 구글 모델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자동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는 일본 개발자들 사이에서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앤스로픽은 기술뿐 아니라 철학 면에서도 오픈AI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창업 초기부터 ‘AI의 안전한 개발’을 핵심 원칙으로 내세웠으며, 오픈AI와의 기술적·윤리적 견해 차이로 독립한 이후 AI 오용 방지와 통제 가능성 연구에 집중해왔다. 아모데이 CEO는 미국 내 AI 규제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왔으며 최근에는 주(州) 단위 규제 도입도 지지하고 있다. 반면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보다 완화된 규제 접근을 취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AI 활용과 규제 방안을 놓고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한 상황이다. 업계는 앤스로픽이 향후 일본 내 정책 환경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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