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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원전 드라이브'에…뉴욕 ‘美 15년 만의 새 원전’ 짓는다

"기업 등 전기 걱정 없게 할 것"

호컬 주지사, 1GW급 건설 지시

100만 가구에 전력 공급 규모

전기료 급등에 반대 여론 줄어

'美 원전 르네상스' 첫 시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3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지원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자력 산업의 글로벌 주도권을 되찾겠다며 ‘원전 강국 재건’을 야심 차게 추진하는 가운데 뉴욕주가 대규모 원전 건설에 나선다. 미국에서 약 15년 만에 추진되는 원전 프로젝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선언하며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처음 추진되는 원전 사업인 만큼 트럼프 원전 정책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2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민주당 소속)는 뉴욕전력공사(NYPA)에 최소 1GW(기가와트) 규모의 신규 원전을 북부 지역에 건설할 것을 지시했다. 1GW는 약 1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호컬 주지사는 “뉴욕에 오고 싶어하는 기업과 사람들이 전력 비용의 신뢰성과 경제성을 걱정할 필요가 없도록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전력공사는 뉴욕주 북부에서 부지를 확보해 원자로 설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원전 건설을 주 단독으로 진행할지 또는 민간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실시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뉴욕주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원전 확대 행정명령에 서명한 만큼 사업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정명령에는 미국의 원자력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지금의 네 배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미국 내 우라늄 채굴 및 농축 확대와 18개월 내 신규 원전 허가,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우선 착공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뉴욕주는 이미 미 최대 원전 사업자인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함께 온타리오호에 위치한 오스위고의 나인마일포인트 원전에 신규 원자로 도입을 위한 연방 보조금 지원을 추진 중이다. 또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소형모듈원전(SMR) 건설 사례를 참고해 공사비 절감과 공기 단축도 모색하고 있다.



뉴욕이 원전 건설에 적극적인 이유는 원전 폐쇄로 인한 전기료 급등의 직격탄을 맞아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임 조 바이든 정부의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로 뉴욕 발전원의 75%를 담당하는 천연가스 가격이 지난해 90%나 오르면서 뉴욕 시민들은 전년 대비 2~3배 급등한 전기료 고지서를 받았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인공지능(AI)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기 공급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뉴욕주가 원전 건설을 밀어붙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WSJ는 “이번 사업은 15년 만에 미국에서 추진되는 첫 신규 원전”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 전력의 약 19%가 원자력에서 나오지만 지난 30여 년간 가동된 신규 상업용 원자로는 5기에 불과하다. 조지아주 보글 원전 3·4호기가 가장 최근 사례다. 하지만 보글 원전의 경우 미국 내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예산 초과와 공사 지연 우려를 낳았다. 보글 원전은 2009년 착공해 2023~2024년 가동에 들어갔지만 총공사비가 300억 달러(약 40조 원)를 넘었다. 이는 당초 책정한 예산의 두 배가 넘는다.

전력 사용량의 급증과 요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지금껏 원전에 미온적이었던 것은 1979년 펜실베이니아 스리마일섬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 때문이다. 당시 원전 2호기의 노심이 녹아내리면서 일대 대피령이 내려졌다. 다행히 민간인 피폭 피해는 없었지만 이 사건으로 미국 내 원전 반대 물결이 거세게 일었다. 이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원전 확대를 추진한 바 있지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다시 한번 벽에 부딪혔다. 이후 바이든 정부에서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원전은 또다시 뒷전으로 밀렸다. 하지만 올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원전은 르네상스 시대를 맞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화석연료와 관련된 규제 완화와 원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원전에 대한 여론도 바뀌고 있다. 스리마일섬의 원전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력 공급계약을 맺고 경제적인 이유로 가동을 중단한 1호기의 재가동을 결정했다. 스리마일섬의 원자로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2028년에 가동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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