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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라인메탈





독일의 라인메탈만큼 우여곡절을 겪은 기업이 있을까. 1889년 4월 독일제국의 탄약 회사로 출발한 라인메탈은 136년 동안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냉전을 겪으며 수차례 기회와 위기를 맞았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으로 전성기를 맞았지만 독일제국의 패전으로 군수품 생산을 중단하고 기관차와 농기계·타자기를 만들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의 군수품을 공급한 핵심 기업으로 1945년 종전 후에 존폐 기로를 맞기도 했다. 1956년 민영화와 냉전이 맞물려 무기 생산을 재개하고 장갑차·대공방어·전차포 등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등에 무기를 공급하는 독일 최대의 방산 업체로 자리 잡았지만 비무장 독일에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나치의 무기 회사’라는 꼬리표도 따라다녔다. 독일의 역대 국방장관들이 뒤셀도르프의 라인메탈 본사를 피했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2022년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라인메탈의 위상을 극적으로 바꿔놓았다. 전쟁 이후 무기 수요 폭증과 러시아의 안보 위협으로 독일이 재무장을 선언하고 유럽이 군사력 증강에 나서면서 라인메탈은 날개를 달았다. 회사 매출액은 2021년 56억 5800만 유로에서 지난해 97억 5000만 유로로 뛰었다. 전쟁 전 100유로도 안 되던 주가가 1700유로를 넘어서면서 라인메탈은 23일 유럽 대형주 지수인 유로스톡스50에 편입됐다. ‘방위 산업의 엔비디아’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늘리기로 합의함에 따라 앞으로도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글로벌 정세 악화로 방위 산업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아르민 파페르거 라인메탈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시대 전환 2.0’으로 칭하며 “골프로 비유하면 7번 아이언에서 드라이버로 바꿔 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국도 방위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킬 절호의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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