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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동 '늪' 빠져 中 급부상 못 막은 美 역사 되풀이하나[글로벌 인사이트]

美, 아프간·이라크 집중한 사이

中 급부상…재연 우려

대만, 남중국해서 도발 가능성도

유가 상승에 러 정부 전쟁자금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 AP 연합뉴스




미국이 중동에 본격 개입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에 전략적 이익을 제공함으로써 미국 패권 체제가 흔들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우선 정권의 관심이 중국에 쏠리면서 중국 견제라는 미 행정부의 지상 목표가 뒤로 밀릴 수 있다. 실제 미국은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2021년까지 아프가니스탄과 전쟁을 벌였고 2003년에는 대량살상무기(WMD)을 이유로 이라크를 침공, 2011년까지 전쟁을 수행했다. 물론 2011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아시아로의 회귀)’를 선언하면서 중국 견제를 시작했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대 후반까지 중국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다. 그 사이 중국은 경제, 첨단기술, 군사력이 초고속 성장해 이제는 미국이 위기감을 느낄 정도로 급부상했다. 이번에도 미국이 중동에 본격 개입할 경우 당장의 전쟁이 벌어지는 중동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결국 중국의 첨단기술 및 군사력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이 대만해협, 남중국해 등에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랴오훙샹 전 대만 국방대학 명예조교수는 타이베이타임스에 “미국이 중동과 대만 등 2개의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없을 것이라고 중국이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 행동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번 이란 공습을 앞두고 미국은 아시아에 있던 군사 자산을 중동으로 돌리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 후인 지난 16일(현지 시간) 미국의 항공모함 니미츠호가 동남아시아를 떠나 중동을 향해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덤 살라울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직면한) 중동 함정은 중국에 전략적 횡재”라고 평가했고 랴오훙샹 교수도 “미국이 중동에 더 깊이 개입할 수록 중국에게는 이득이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중동에 눈을 돌린 사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도 높다. 러시아의 석유 수출은 러시아 정부 수입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데, 미국의 중동 개입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 그 만큼 러시아의 석유 수출 대금은 증가하고 결국 정부 수입도 늘어나 전쟁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다.

중국, 러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개발도상국, 신흥국)의 세규합도 가팔라져 미국에 대한 저항도 커질 수 있다. 미 싱크탱크 디펜스 프라이어티스의 아담 갤러거 펠로우는 “미국과의 지정학적 영향력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중국이 남반구 국가들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더 강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미국이 주장하는 ‘규칙 기반의 세계질서’는 허구”라며 우군을 포섭해왔다. 이번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불법이라고 했던 미국이 직접 이란을 공격했다”고 강조하며 글로벌 사우스와의 결속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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