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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철강·2차전지 지원 나설 때다

◆이강덕 포항시장

붕괴 위기에 놓인 포항 주력산업

지원특별법 등 돌파구 마련 시급

정부, 혁신성장 로드맵 제시해야





포항의 주력 산업인 철강과 2차전지는 우리나라 경제·산업 전반에 걸쳐 국가 경쟁력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좌우할 핵심 산업이다. 철강은 여느 전통 제조업 중 하나가 아니라 전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의 조선·자동차 등과 연관된 기간산업임은 물론 신재생에너지 및 탈탄소 인프라 등에 이르기까지 반드시 필요한 소재로 대한민국 제조업을 떠받치고 있는 국가안보의 핵심이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폭넓게 활용되는 2차전지 역시 글로벌 탄소 중립을 실현할 핵심 신산업으로 친환경 전기 선박과 도심항공교통(UAM) 등 새로운 미래 시장을 지속 창출하면서 전략적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포항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하는 철강과 2차전지가 지금 복합적인 원인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 국가 발전을 견인한 포항의 제조업이 쓰러지면 우리나라 제조 산업 전반이 무너지는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철강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공세 등으로 전례 없는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지난달 기준 국내 철강 제품 수출액은 25억 59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2.4% 감소했고 특히 미국으로의 철강 수출액은 20.6% 급감했다.



포항 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일부가 폐쇄되거나 가동 중단되는 등 심각한 지역 경제 위축과 고용 불안을 겪고 있다. 특히 얼마 전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함에 따라 그 위협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철강 제품 특성상 수출 감소로 이어질 고율 관세 부과는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를 뒤흔들고 나아가 국가 산업 경쟁력을 약화할 중차대한 사안이다. 포항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2차전지 또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과 글로벌 경쟁 심화, 수출 감소 등 험난한 파고를 넘고 있다. 포항의 앵커 기업인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의 경우 실적 부진으로 가동률이 급감하면서 투자를 대폭 축소하거나 철회하는 등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앙정부의 획기적인 지원 정책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는 우리 제조업이 처한 전례 없는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철강·2차전지 산업 지원 특별법’ 제정과 같은 전폭적인 법·제도적 지원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또 수소환원제철과 전고체 배터리 등 글로벌 경쟁을 선도할 차세대 기술 개발이 적기에 이뤄지도록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등 지원에 나서야 한다. 철강 분야에만 3조 엔(한화 약 28조 원)이 투자되는 일본의 녹색혁신기금과 같은 종합 지원 정책을 참고해 한국형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급변하는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에 앞장서는 것 또한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철강과 2차전지가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슬기롭게 극복하면 우리나라가 산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는 단기적인 위기 대응을 넘어 장기적이고 폭넓은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산업의 혁신 성장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바로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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