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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뤄지는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건립… '시장경제' 활성화 하세월

정온 시설 없어 폭염·한파 취약…위생·상품성 우려

거점 지향형 제1 도매시장, 2031년에야 이전 가능

소비 지향형 제2 도매시장, 부지 선정 ‘오리무중’

1990년 지어진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낡고 부지가 협소해 이전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울산=장지승기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22일, 냉난방 시설이 없는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에는 텁텁한 공기가 가득하다. 특히 온도를 조절하는 정온시설이 없어 습기가 많은 무더위에도 과일, 채소, 생선 등이 더위에 그대로 노출된 채 판매되고 있다.

1990년 개장해 30년 넘게 ‘울산의 밥상’ 역할을 해왔던 현 도매시장은 이 같은 시설 노후화로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이전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어 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는 모습이다.

22일 관련 지자체에 따르면 울산시는 지역 내 두 곳에 새로운 농수산물도매시장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울주군 율리로 이전되는 제1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대형마트 등을 위한 거점 지향형으로, 북구에 추진되는 제2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중·소형마트 등을 위한 소비 지향형 도매시장으로 각각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이 중 현재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을 울주군 청량읍 율현지구로 이전한다는 계획은 각종 변수로 개장 예정일이 미뤄지고 있다. 율현지구로의 이전은 2019년 이전 부지 확정,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 공모 선정 등으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하지만 율현지구 사업부지의 95%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이를 해제하는 데 걸리는 시간 및 행정절차 등으로 준공 날짜가 당초 2027년에서 2031년 5월로 연기됐다. 울산시는 제1농수산물도매시장에 온도 관리 시설을 도입해 이용객을 늘린다는 방침이지만, 이 같이 개장일이 미뤄지며 지역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7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발주한 ‘율현지구 도시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일정도 변수다. 다음달 1일자로 KDI의 예타조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지만, 보완 또는 부적정 결과가 나올 경우 재차 용역이 필요하다. 이 떄문에 향후 5~6년간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2일 울산시 남구에 위치한 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도매동 입구. 정온 시설이 없어 폭염에 상품성 하락과 함께 위생 문제가 발생 할수 있다. 울산=장지승기자


2030년 개장을 목표로 울산 북구에 추진 중인 제2 농수산물도매시장 건립 또한 난항을 겪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11일 제2 농수산물도매시장 건립을 위한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수립 용역의 최종보고회를 열었지만, 자문위원회 의견을 반영해 용역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지난해 7월 부지 선정을 마무리하기로 했으나 형평성과 지역 균형발전 문제 등으로 한 차례 미뤄졌고 이번이 두 번째 연기다. 현재 북구청이 추천한 화봉동, 호계동, 신천동, 시례동, 송정동, 중산동 등이 후보지로 검토 중이며 이 중 울산외곽순환도로와 연계 접근성이 뛰어난 약수화물터미널 인근 부지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2 농수산물도매시장 건립은 민선 8기 김두겸 울산시장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이자만 ‘어떤 시장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방향 설정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 같이 계속 미뤄지는 일정에 시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남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선주(44)씨는 “여름이 되면 더위에 농수산도매시장에서 장보기가 쉽지 않으며 채소 품질도 불안불안하다”며 “요즘같은 날에는 생선은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지역 대형마트 도매점을 주로 이용한다는 최모(61) 씨 또한 “혹시나 해서 농수산도매시장에 와 봤는데 여전하다”며 “주차도 어렵고 시설도 이러니 오기를 꺼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제1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총사업비 1928억 원을 투입해 부지 21만 7854㎡에 건축 연면적 5만 4154㎡ 규모로 건립된다. 남구 삼산동에 있는 현재의 농수산물 도매시장이 부지 4만 1305㎡, 건축연면적 2만 4757㎡인 점과 비교하면 새 도매시장 부지는 5.3배, 건축면적은 2.2배가 각각 크다. 제2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대지면적 4만㎡, 건축 연면적 1만 6000㎡ 규모에 총 81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장마을 앞둔 지난 20일 울산시 남구에 위치한 농수산물도매시장 청과물도매동 내부. 정온 시설이 없어 폭염에 상품성 하락과 함께 위생이 우려된다. 울산=장지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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