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 핵시설 3곳을 직접 타격하면서 이란이 보복 차원에서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국제유가가 130달러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이란 의회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 봉쇄 방안을 승인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와 천연가스 수요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전략 항로로 실제 봉쇄는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NSC)가 최종 결정한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가장 심각한 경우 국제원유 가격이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아 올해 말 미국 물가상승률은 6%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무역·물류 등 산업 전반도 직격탄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으로 향하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국내 선사들은 이스라엘이나 이란에 직접 기착하지는 않지만 호르무즈해협이 폐쇄될 경우를 대비해 우회 노선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이미 유럽 내 경유와 항공유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이란이 미국을 향한 무력 대응에 나설 경우 원유 가격은 현재보다 두 배 가까이 치솟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금융투자시장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소식이 국제유가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습이 주말에 단행된 탓에 즉각적인 시장 가격 변동이 확인되지 않지만 23일 시장 개장과 함께 원유 가격이 크게 출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로이터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은 유가 상승을 유발하고 안전 자산으로의 이동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짚었다.
국제유가는 12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이후 이미 약 10% 가까이 오른 상황이다. 실제 20일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3.84달러로 12일 대비 약 8.5% 오른 것으로 나타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의 경유와 항공유 가격도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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