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1일(현지 시간) 이란 내 세 곳의 핵시설을 공습한 데 대해 국제사회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지만 미국의 무력 사용을 두고는 평가가 엇갈렸다.
중국 관영 영문 매체 차이나데일리는 긴급 논평에서 “미국의 일방적 군사 공격은 무모한 긴장 고조이자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이런 일방주의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약화하고 ‘힘이 곧 정의’라는 위험한 선례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중남미 국가들도 대체로 미국의 행동을 규탄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미국의 폭격을 겨냥해 “위험한 확전이자 유엔 헌장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힘이 있다고 해서 인류가 스스로에게 부여한 규칙을 위반해서는 안 된다. 설령 당신이 미국이라 할지라도 말이다”라는 글을 올렸고, 이반 길 베네수엘라 외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미군이 수행한 폭격을 단호하고 명백히 규탄한다”며 “즉각적인 적대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반면 호주 정부 대변인은 긴장 완화와 외교를 주장했지만 “이란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국제안보에 위협”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 외무장관도 “추가 확전을 피하는 게 중요하고 우리는 외교적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면서도 공격 자체를 규탄하지는 않았다. 국제기구도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미국의 무력 사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이미 벼랑 끝에 선 지역에서 위험한 확전이며 국제 평화와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2일 미군의 공습 뒤 외부의 방사능 수치가 높아지지 않았다면서 23일 35개국으로 구성된 IAEA 이사회를 긴급 소집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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