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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동맹세력과 중동 美기지 타격하나

[美, 이란 핵시설 공격]

■이란의 대응 시나리오는

중동 내 19개 軍시설·5만명 타깃

'군사 반격+해협 봉쇄' 전략 점쳐

체제 교체로 장기전 대비 관측도

이란 외무, 푸틴과 대책 모색할





미군이 21일(현지 시간) 이란의 핵시설 세 곳을 전격 공습하면서 이란의 대응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란 동맹 세력들의 참전 및 단독 보복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미국의 직접 개입에 따른 후폭풍이 중동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공습 직후 X(옛 트위터)에 “미국은 평화적 핵시설을 공격함으로써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오늘의 사건들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everlasting consequences)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국영TV도 “모든 미국 시민이나 군인은 이제 합법적인 표적이 됐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은 공격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전에 주요 물질을 반출했다”며 피해 규모를 축소했지만 미국은 “핵 농축 시설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이 아직 공식적인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악의 시나리오’로 거론되는 것은 이란의 미군 자산 타격이다. 사실상 전면전 돌입이다. 아랍 매체 알자지라 방송은 “이번 공습이 중동 지역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와 예멘 후티 반군,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이 충돌에 가담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분석이다. 샤람 아크바르자데 호주 디킨대 중동연구소장은 “이란의 명령 없이도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친이란 세력들이 지역 내 미국 자산을 공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과 동맹국들이 가장 먼저 겨눌 수 있는 미국 자산은 중동 지역의 미군 기지다. 현재 미국은 중동 지역에 4만~5만 명의 미군을 최소 19개 지역 내 군사 기지에 배치한 상태다. 특히 이라크·바레인·쿠웨이트 주둔 미군 기지가 이란의 첫 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군사적인 반격과 함께 ‘전략적 지렛대’로서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나서는 ‘혼합형 전략’도 점쳐진다. 전 세계 일일 석유 수송량의 20% 이상을 담당하는 호르무즈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걸프 산유국들의 석유 수출 핵심 통로다. 해협 봉쇄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에 경제적 압박을 가할 수 있어 이란이 쥔 핵심 카드로 꼽혀왔다. 다만 이란 무역의 90%, 원유 수송의 85%가 호르무즈를 이용하는 데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개선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카드는 자칫 자충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란 원유의 약 90%가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도 이란으로서는 딜레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면 보복 외에도 △이란의 핵 개발 가속화 △핵 협상 테이블 복귀도 가능성은 낮지만 고려할 수 있는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직접 개입과 공습 강화로 이란 내 체제 교체가 빨라질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NYT는 이란 군부에서 가장 강경한 ‘이슬람혁명수비대’가 국가 통제권을 장악하고 종교적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대신 극단적인 인물로 교체해 장기전에 대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았다. 다만 군부가 신속히 주도권을 잡지 못할 경우 이란이 혼란이나 내전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메네이는 자신이 암살될 경우에 대비해 후계자 후보 3명을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란은 자국에 우호적인 튀르키예와 러시아를 찾아 대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방문한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모스크바로 급파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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