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20일 전국에 말라리아 주의보를 발령했다.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말라리아를 전파하는 매개모기 개체수가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은 '2025년 말라리아 매개모기 조사감시 사업'을 통해 서울·인천·경기·강원 등 49개 시·군·구 말라리아 위험지역의 매개모기 발생 양상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24주차(8~14일) 조사 결과, 69개 조사지점에서 매개모기 발생이 증가하면서 주의보 발령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발령 기준은 평균 모기지수가 0.5 이상인 감시지점이 3곳 이상 나타나는 경우다. 평균 모기지수는 일평균 한 대의 채집기에서 채집된 모기 수를 의미한다. 올해는 전년 23주차 대비 1주 늦은 발령으로, 5월 전국 평균기온이 16.8도로 평년 대비 0.5도, 전년 대비 0.9도 낮아 매개모기 발생이 지연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24주까지 총 130명으로 전년 동기간 143명 대비 9.1%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63.8%, 인천 18.5%, 서울 10.0% 순으로 환자가 발생했다. 역학조사 결과 주요 추정 감염지역은 경기 파주시와 연천군, 고양시 일산서구, 인천 강화군으로 확인됐다.
말라리아는 감염 시 오한과 두통, 구역감을 보이다가 발열기가 3~6시간 지속된 후 발한기로 이어지는 특징적 증상을 나타낸다. 주의보 발령에 따라 방역당국은 대국민 감염 예방 홍보를 강화하고, 위험지역 의료기관에서 발열환자 대상 신속진단검사(RDT) 또는 유전자 검출검사(PCR)를 실시한다.
질병청은 지자체에 유충 서식지 집중관리와 적극적 방제 수행을 당부했다. 위험지역 의료기관에는 37.5도 이상 발열환자 방문 시 말라리아 의심 검사를 적극 실시하도록 강조했다. 지영미 청장은 "장마 전후 매개모기 증가가 예상되므로 위험지역에서는 방제 강화와 모기 물림 예방수칙 준수가 필요하다"며 "야간활동 시 발열 등 증상 발생 시 즉시 보건소나 의료기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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