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이 접근성 프로그램인 ‘감각 너머 2025’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2021년 청각장애 아동을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감각 너머’는 예술과 접근성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노력이다. 단순한 물리적 접근성을 넘어 미술관을 어떻게 경험하고 해석할 지를 질문하고 예술을 위한 새로운 언어를 제안하는 실천의 장인 셈이다. 2023년부터는 매년 하나의 주제를 정해 워크숍, 강연, 포럼, 출판 등 다양한 형식으로 탐색하고 있다.
올해 키워드는 ‘미디어’이다. 이때 미디어는 정보 전달 수단이나 기술적 장치가 아닌 몸과 몸 사이의 관계를 매개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서로 다른 감각과 신체를 지닌 존재들이 연결돼 느슨한 형태의 공동체를 꾸릴 가능성을 함께 상상하고자 하는 시도다.
구체적으로 리움미술관은 오는 20일, 22일 작가이자 미국 뉴욕대 교수인 송예슬의 ‘검은 상자의 속삭임’ 워크숍을 연다. 참가자들은 촉각 센서와 피지컬 컴퓨팅 장비를 활용해 말이 아닌 떨림과 감촉으로 소통하는 ‘촉각 언어’를 탐색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21~29일에는 리움과 호암미술관에서 청각장애 청소년과 발달장애 성인 대상 워크숍 ‘겹겹이, 감각을 편집하는 중입니다’를 열기도 했다. 청각장애 예술가 김은설이 이끈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진동, 빛, 그림자, 질감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의 흔적을 시각과 촉각을 통해 탐색하고 새로운 표현 언어를 만들어 나갔다.
7월과 8월에는 시력이 낮은 관람객을 위한 작품 감상법을 연구하는 ‘보자보다보니까’를 10회 운영한다. 공연예술가 이성수와 허영균의 주도로 일반 관람객과 저시력자의 미술 감상법을 공동 개발해보는 워크숍이다. 시각 중심의 경험을 넘어 다양한 감상의 가능성을 제안할 것으로 기대한다.
9월 17~27일에는 ‘국제 포럼’을 열어 미디어를 감각과 기술, 신체와 사회를 잇는 예술적 매개로 조명하는 다양한 국내외 이론과 실천을 공유할 계획이다. 다양한 형식의 워크숍, 퍼포먼스, 토크, 상영 등의 프로그램 또한 마련될 예정이다.
김태림 리움미술관 학예연구원은 “'감각 너머'를 통해 감각과 사람 사이의 새로운 연결 방식을 실험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감각이 공존하는 열린 미술관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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