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 진입으로 ‘일하는 노인’ 인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이들이 사망 산업재해를 당하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18일 고용노동부가 이달 공개한 근로복지공단의 산재보상 승인일 기준 산재 현황에 따르면 1분기 542명 사망자 중 60세 이상은 287명으로 전 연령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전체 사망자에서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분기 51%에서 올 1분기 53%로 늘었다. 특히 고령으로 인한 질병이 아니라 사고 사망이 많다는 점이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60세 이상 사망자 287명 중 101명은 사고 사망자로 조사됐다.
60세 이상 산재 사망자 비중이 높은 것은 안전관리체계가 미흡한 영세 사업장이나 건설업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542명 전체 사망자가 일했던 사업장을 보면 근로자 5~49인 사업장이 201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5인 미만 사업장이 133명으로 뒤를 이었다. 업종을 보면 사고 위험이 높은 건설업 사망자가 155명으로 가장 많았다.
앞으로 노인 사망 산재는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60세 이상 경제활동참가율은 49.4%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이들 중 상당수는 생계형 일자리를 전전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3년 기준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38.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65세 이상 연금 수급자의 연평균 연금 소득은 약 80만 원에 불과해 ‘연금만으로는 생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 지 오래다. 60세 이상 근로자 가운데 약 30%만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지난해 ‘고령자 산재 분석 보고서’에서 노동능력 평가제도, 고령친화적 근무사업장 인증, 관련법상 고령자 안전보건 배려 규정을 대책으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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