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이 이끄는 이탈리아 라 스칼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오는 9월 17일(수)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국 관객을 만난다. 이번 공연은 정명훈이 아시아 최초로 라 스칼라 극장의 음악감독에 임명된 이후 처음으로 함께하는 투어의 일환으로, 오랜 예술적 인연의 정점에서 펼쳐지는 상징적인 무대가 될 예정이다.
정명훈은 1989년 라 스칼라 지휘 데뷔 이후 오랜 세월 이 극장과 음악적 유대를 이어왔다. 2023년에는 라 스칼라 필하모닉의 첫 명예 지휘자로 추대됐으며, 2025년 5월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정식 음악감독에 오르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정명훈은 “라 스칼라를 36년간 사랑해오다 결혼하게 된 것 같다”며,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음악으로 소통했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에는 러시아 피아니즘의 계보를 잇는 세계적 거장 니콜라이 루간스키가 협연자로 나선다. 그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연주하며, 깊이 있는 해석과 절제된 감성으로 ‘건반 위의 회화’ 같은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곡은 절망 속에서 태어난 걸작이며, 음악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전했다.
공연은 베르디의 ‘운명의 힘’ 서곡으로 시작된다. 드라마틱한 전개와 강렬한 음향이 어우러지는 이 곡은 정명훈의 원숙한 지휘를 통해 극적인 서사로 펼쳐질 예정이다. 이어지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은 루간스키와 라 스칼라 필하모닉이 함께 만들어내는 풍부한 감성의 무대다. 마지막으로 연주되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6번 ‘비창’은 생의 고통과 아름다움을 아우르는 작품으로, 정명훈의 깊이 있는 해석이 기대된다. 티켓은 예술의전당과 NOL티켓에서 예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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