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은 한국 선수들이 최근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메이저 대회다.
박인비가 우승을 차지한 2013년 이후 12번의 대회에서 한국 선수 우승은 7승이나 된다. 박인비가 2014년과 2015년까지 대회 3연패를 이뤘고 2018년 박성현, 2020년 김세영, 2022년 전인지 그리고 작년 양희영이 정상에 올랐다. 최근 성적만으로 보면 가장 ‘한국 선수 친화적’이라고 하는 US여자오픈보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승률이 더 높다. 2013년 이후 US여자오픈 한국 선수 승수는 5승이다.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메이저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1, 2라운드 조 편성에서 흥미로운 건 한국 선수끼리 짜인 조가 유난히 많다는 것이다.
19일 미국 텍사스주 프리스코의 필즈랜치 이스트 코스(파72)에서 개막하는 이번 대회에는 한국 선수 26명이 출전했는데, 한국 선수끼리 묶인 편성이 6조나 된다.
일단 한국 선수 중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세계 5위 유해란과 두 번째 높은 세계 7위 김효주가 한 조로 경기한다. 또 한 명의 동반자는 태국의 짠네티 완나센이다.
디펜딩 챔피언 양희영은 2022년 우승자 전인지와 한 조로 대회 두 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같은 조에서 샷 대결을 벌일 선수는 2023년 챔피언이자 세계 4위 인뤄닝(중국)이다. 최근 3년 챔피언을 한 조로 묶었더니 자연스럽게 한국 선수끼리 조 편성 된 것이다.
최근 한국 선수 중 가장 샷 감이 좋은 세계 25위 최혜진은 이미향, 스테파니 키리아코(호주)와 같은 조로 묶였다. 최근 3개 대회에서 ‘공동 4위-공동 4위-단독 2위’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최혜진은 ‘4연속 톱5’ 성적에 도전한다. 최혜진은 또 셰브론 챔피언십 공동 9위, US여자오픈 공동 4위에 이어 ‘메이저 3연속 톱10’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미림과 김아림, 이소미와 김수지 그리고 강혜지와 신지은도 같은 조에서 우승을 향한 ‘메이저 모험’에 나선다.
한국 선수들끼리 조 편성은 분명 마음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는 긍정적인 조건이 될 것이다. 하지만 너무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건 오히려 불리한 상황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과연 한국 선수끼리 조 편성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한국 선수끼리 조 편성도 많지만 일본 선수들과 같은 조에 편성된 한국 선수들도 꽤 있다. 고진영은 후루에 아야카(일본), 찰리 헐(잉글랜드)과 한 조가 됐고 방신실은 가와모토 유이(일본), 가비 로페즈(멕시코)와 같은 조로 플레이 한다. 숍라이트 LPGA 클래식에서 깜짝 준우승을 거둔 이일희도 가츠 미나미(일본)와 같은 조에서 샷 대결을 벌이고 임진희는 신인 야마시타 미유(일본)와 같은 조에서 ‘골프 한일전’을 치른다.
물론 이번 대회 최고 흥행 조는 세계 1~3위를 함께 묶은 넬리 코르다(미국), 지노 티띠꾼(태국), 리디아 고(뉴질랜드)의 대결일 것이다. 또 셰브론 챔피언십 우승자 사이고 마오(일본)와 US여자오픈 챔피언 마야 스타르크(스웨덴)로 묶인 ‘메이저 챔피언 조’도 흥미롭다.
그래도 ‘골프 강국’ 대한민국 선수들이 이번 대회 조 편성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아직 톱10이 없는 세계 27위 윤이나는 올해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우승한 세계 10위 에인절 인(미국)과 한 조로 경기하고 황유민은 지난 주 마이어 클래식에서 공동 4위에 올랐던 LPGA 강자 나나 마센(덴마크)과 같은 조에서 대결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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