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집값 더 오르기 전에 전세끼고 사두자”…非토허구역 ‘갭투자’ 열기 확산

강남 재건축 투자 어려워지자

매매-전세가격 차이 5억~6억

성동·서대문 등 거래·문의 ↑

25개 자치구 중 8곳이 60%대

아파트 전세가율 상승도 한몫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지정에도 강남 3구와 용산구는 물론 서울 전역으로 집값 상승세가 퍼지자 토허구역으로 묶이지 않은 지역에서 전세를 안고 집을 구매하는 ‘갭투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집값이 더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높은 상황이 맞물려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금을 들여 서울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심리가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내 토허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 중에서 개발 호재가 예정돼 있거나 교통이 양호한 지역 단지를 중심으로 갭투자 거래와 문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성동구 금호동 A중개업소 대표는 “토허구역 지정으로 강남이나 재건축 주요 단지 투자가 어려워지면서 매매 계약 체결 후 전세 놓기가 가능한 성동구로 매수세가 옮겨붙어 거래가 늘었다”며 “직주근접 장점으로 전세거래가 잘 이뤄진다는 점과 성동구도 규제를 받기 전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크다”고 전했다.

전세가격과 매매가격 차이가 평균 5억 원대인 하왕십리동 왕십리자이는 지난달 24건의 매매 계약이 체결된 가운데 지난주에만 5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달 전체 거래 건수 중 10건이 전세를 안고 이뤄진 거래로 전체의 30%를 웃돈다. A중개업소 대표는 “32년 차 구축 단지인 금호동 금호두산도 갭투자 문의가 많이 들어오면서 집주인들이 매도호가를 높이고 있다”며 “5억~6억 원 사이의 매매 전세가격 차이가 있는 곳이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인근 단지들도 갭투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입주 8년 차 ‘e편한세상 신촌’은 두 달 새 27건의 매매 거래가 체결된 가운데 전세는 23건이 계약됐다. 북아현동 B중개업소 대표는 “마포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인근의 서대문구 북아현동 단지도 전세·매매 거래 모두 활발해졌고 이에 갭투자 문의가 많아졌다”며 “인근 북아현동 두산은 준공 27년 차 구축이지만 전용 59㎡ 갭이 4억 원대여서 적은 투자금으로 매수가 가능해 실거주 수요보다 투자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단지들은 갭투자 문의 증가에 따른 매도 호가 상승이 확산하고 있다. 길음동 C중개업소 대표는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길음초·중학교에 배정받는 단지를 중심으로 전세 거래량과 가격이 받쳐주면서 최근 집주인들이 매매 가격을 올려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늘었다”며 “4월까지만 해도 길음뉴타운4단지 e편한세상 전용면적 84㎡ 갭이 3억 원대였는데 두 달 만에 2억 원이 올라 5억 원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갭투자가 활기를 띠는 것은 집값 상승 조짐에 서둘러 매수하려는 수요뿐만 아니라 아파트 전세가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요인이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8.18%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값 고점기였던 2021년 3월(68.5) 이후 5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은 전체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53.37% 이지만 지난해 3월 이후 1년 넘게 53%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지난해 3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아파트 전세가율이 60%를 넘긴 곳은 성북구 1곳에 불과했지만, 1년 2개월 만인 지난달에는 8곳으로 늘었다. 중랑(62.9%)·금천(62.2%)·강북(62.6%)구가 62%를 넘겼고, 관악(61.0%)구와 성북(60.9%)·은평(60.9%)·구로(60.9%)·서대문(60.1%)구도 60%를 웃돌았다.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대출 규제 카드를 준비하고 있지만 오히려 갭투자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갭투자는 집값 상승 기대 심리가 클 때 세입자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투자방식이자 우회적 주택 구매 방식”이라며 “이미 집값이 오를 것이란 시장 기대가 큰데 여기에 대출 규제가 심해지면 제도권 규제를 받지 않는 전세 보증금을 활용해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갭투자가 늘어나면 매도 호가와 전세가격이 올라가 또다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