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 미 연방 상원의원이 의회의 구체적인 승인 없이 정부가 이란 공격 등에 연방 자금이나 군사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중동의 무력 충돌에 끌어들이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1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의회 승인 없이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벌이는 데 연방정부 예산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이란 전쟁 금지법(No War Against Iran Act)’을 다시 발의했다. 2020년에 이은 두 번째 시도로, 이번에도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법안은 기존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에 명시된 자위권 행사에 대해서는 예외를 둔다.
샌더스 의원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겨냥해 “네타냐후의 무모하고 불법적인 공격은 국제법을 위반하며 지역 전쟁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며 “의회는 미국이 네타냐후가 선택한 전쟁에 끌려들어가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건국의 아버지들은 전쟁과 평화의 권한을 오직 국민이 선출한 의회의 대표들에게만 맡겼다”며 “대통령이 의회의 명시적 승인 없이 또 다른 값비싼 전쟁을 시작할 권한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안 발의에 함께한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도 “우리나라가 언제 전쟁에 나설지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네타냐후 정부가 아닌 의회가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군을 위험에 빠뜨리고 중동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전쟁으로의 확전을 막기 위해 긴장 완화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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