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김건희·채해병 등 이른바 ‘3대 특검’이 다음 달 초 본격적인 수사를 앞두고 인력 구성과 사무실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검을 보좌할 2인자 역할의 특검보 인선은 이번 주 중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검찰 특수통 출신들이 전진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소속 검사들에 대한 파견 절차도 곧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는 전날 대통령실에 특검보 8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특검보 후보자 중에는 부장판사 출신인 문홍주 변호사와 검찰 특수통 출신 김형근·박상진 변호사, 조세범죄 전문 오정희 변호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 특검은 단기간 내 수사를 마쳐야 하는 만큼 수사 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특검보는 특검의 수사와 공소 유지, 언론 대응, 파견 인력 지휘·감독 등을 보좌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된 특검보 후보 8명 중 4명을 5일 이내에 임명해야 한다. 특검보 임명이 완료되면 민 특검은 검사 40명, 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수사 인력을 꾸리고 사무실을 선정한 뒤 다음 달 초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전체 수사 기간은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최장 170일이다.
내란 수사를 맡은 조은석 특검과 채해병 사건을 담당하는 이명현 특검도 각각 6명, 4명의 특검보를 선발하기 위한 후보 추천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조 특검은 이달 14일 대한변호사협회에 특검보 추천을 요청했고 변협은 17일까지 후보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 특검도 이날 “현재 일부 특검보 인선은 완료됐고 계속 진행 중”이라며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열정을 갖고 일할 분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이날 대검찰청에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검사 9명에 대한 파견을 우선적으로 공식 요청했다. 조 특검이 파견을 요청한 검사 명단에는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수사 실무책임자인 김종우 서울남부지검 2차장과 장준호 춘천지검 차장, 김수홍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장, 김정국 수원지검 형사4부장, 국원 부산지검 반부패수사부장, 박향철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장, 박지훈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특검은 앞서 13일에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과 만나 인력 지원 방안을 논의했고 이달 15일에는 공수처장을 직접 찾아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특검법상 내란 특검은 최대 6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검찰과 특검 모두 인력 확보와 배치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3대 특검에는 총 600여 명이 투입될 예정으로 각각 내란 특검 267명, 김건희 특검 205명, 채해병 특검 105명 규모다. 이 가운데 파견 검사만 총 120명에 이른다. 그러나 검사들 사이에서는 특검 참여에 대한 유인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부 일선 검사들이 파견을 고사하면서 특검 인력 충원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파견 검사 120명이 모두 빠져나갈 경우 자체 수사에도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3대 특검은 적절한 사무실을 확보하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검팀별 수사 인력이 100~200명을 넘는 전례 없는 규모인 만큼 서초동 법조타운 내에서 마땅한 공간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267명)인 내란 특검을 이끄는 조 특검은 이날 수사 보안 등을 고려해 서울고등검찰청에 사무실 제공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특검은 영장 집행의 편의성을 고려해 서울중앙지법 인근인 서초동에 위치한 사무실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 특검은 서울 강북이나 강남 지역을 사무실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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