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시작 후 첫 다자 회의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5일(현지 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 도착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 우크라이나 전쟁 등 동시다발적 위기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력과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외신들은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최대 의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출국에 앞서 양측 간 협상을 촉구하면서도 “때로는 국가들이 먼저 싸워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나라 정상들이 즉각적인 긴장 완화를 요구한 것과 결이 다른 발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G7이 이스라엘·이란 갈등과 관련해 공동의 목표 의식을 보여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꼬집었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탄도미사일을 지원해 왔기 때문에 이스라엘·이란 갈등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연관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특히 우리 정부의 관심사인 관세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세계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7월 8일까지 미뤄 놓은 가운데 현재까지 무역 합의를 한 곳은 영국이 유일하다. 이번 회의에는 프랑스·독일·캐나다·일본·이탈리아 등 G7 회원국을 비롯해 한국·인도·호주·멕시코·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미국과 협상을 마무리하지 않은 국가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역 상대국에) 서한을 보내는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몇몇 새로운 무역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몇몇 국가와는 무역 합의를 볼 수 있지만 협상에 진전이 없는 나라에는 미국이 정한 상호관세율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출범 후 처음 열리는 이번 다자 회의가 미국과 동맹국들이 단합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요 현안을 두고 미국과 세계 각국의 견해 차가 크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다자 회의에 회의적인 입장인 만큼 공개적인 갈등 표출만 없어도 절반은 성공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인 2017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첫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당시 홀로 골프 카트를 타고 이동하는 등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