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18시간 만에 숨진 영국 갓난아기의 사망 원인이 병원 측 의료과실로 확인됐다. 2년간 진상규명을 요구해온 유족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폴리 아이다 린돕은 2023년 3월 13일 맨체스터의 한 병원에서 조산아로 태어났다. 10주 일찍 태어난 폴리는 생후 패혈증 진단을 받았고 호흡곤란으로 인공호흡기를 착용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근육이완제인 아트라큐리움이 투여됐으나 폴리는 심장마비로 생후 18시간 만에 사망했다.
폴리의 모친 킴벌리는 당시 간호사들의 대화를 통해 약물 과다투여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한 간호사가 투약량을 '0.33'이라고 말한 뒤 '아니, 3.33입니다'라고 정정하는 것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킴벌리는 즉시 경찰에 신고하며 진상규명에 나섰다.
2023년 당시 경찰 수사에서는 중과실치사 혐의에 대한 형사기소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달 9일 진행된 법정 조사에서 병원 측은 표준 용량의 10배에 달하는 약물이 투여된 의료과실을 공식 인정했다. 영국은 사인이 불분명한 경우 검시관이 별도 조사를 진행하는 검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의료과실 전문 변호사 레이첼 헤이즈는 "치료지침에 부합하지 않는 처치가 확인된 것에 유족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킴벌리는 "아이를 잃은 슬픔은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이 사건이 의료계에 경각심을 주고 관계자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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