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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너머의 성장, 위기 속에서 찾는 기회 방산 산업 [도와줘요 자산관리]

■김서희 NH농협은행 WM전문위원





#대기업 직장인 40대 박씨는 주변에서 최근 많은 주목을 받는 섹터는 방산 산업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최근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하는데 방산 산업 관련 배경 지식이 없어 선뜻 어디서부터 투자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의 국제 정세를 들여다보면, ‘총성 없는 전쟁’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30년대 대공황을 연상시키는 강력한 관세 정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이로 인해 세계 경제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교역이 무기화되고, 외교가 전선처럼 긴장된 흐름을 보이는 시대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각국은 자국 방위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글로벌 방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가성비가 뛰어난 우리나라 K-방산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K-방산’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한국은 역사적으로 남북 간 대치라는 특수한 안보 상황 속에서 방위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방 기술 개발의 의무이자 생존 전략이었고, 이는 방위 산업의 체계적인 성장을 견인했다. 글로벌 방위력 순위를 평가하는 GFP(Global Fire Power)에 따르면, 한국은 2024년 기준 세계 국방력 5위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꾸준한 기술 투자와 인프라 축적은 K-방산 무기들의 높은 품질과 성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품질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대표 제품인 K9 자주포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경쟁력을 가진다. 전쟁은 예고 없이 시작되기 마련이며, 공급 속도는 그 자체로 전력 자산이다. 우리 방산업체들의 생산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방위산업은 단순히 ‘파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구매 이후에도 수년, 혹은 수십 년간 이어지는 유지·보수와 기술 지원이 필수다. 국산화율이 90%를 넘는 체계적인 부품 생산 시스템은 상품의 지속적인 AS까지 가능하게 해주며 빠른 납기 능력으로 ‘약속을 지키는 파트너’라는 신뢰감을 쌓아 올린 것이다.

또한 러시아나 중국과 달리 중립적 외교 노선을 갖고있는 K-방산은 다양한 국가와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했다. 이러한 복합적인 강점 덕분에 K-방산은 다수 국가들과 공동 생산을 확대하며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예를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도와 폴란드에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을 수출했고, 현대로템은 K2 전차의 유럽 및 중동 수출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K9 자주포는 세계 자주포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며 명실상부 1위를 기록 하고 있다.

글로벌 방산시장에서는 우리가 따라가야 할 전통 방산 강자들이 있다.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은 연간 1000조 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천조국’이라는 별칭까지 있는 미국 방위산업은 세계 최강 수준을 자랑한다. 세계 무기수출의 40%를 점유하는 미국 기업인 록히드마틴은 압도적 1위 기업이다. 또한 AI 기술을 적극 활용한 방산테크 분야도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이 운영하는 팔란티어(Palantir)기업은 전장 내 실시간으로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 실질적으로 우크라이나의 방위를 책임지고 있다. 앞으로의 전쟁은 ‘하드웨어’ 보다는 ‘데이터’ 중심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제 위기 상황에서 방산 산업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대부분 산업은 큰 타격을 받았지만, 국가 안보는 양보할 수 없는 가치였기에 방산주들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했다. 당시 미국 S&P500 지수는 고점 대비 57% 하락했고, 회복에는 5년 5개월이 걸렸다. 반면 주요 방산기업들의 주가는 25~30% 하락에 그쳤으며, 이듬해인 2009년 말에는 대부분 회복세를 나타냈다. 즉, 방산 분야는 경기 침체 이후 빠르게 반등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진 산업이다.

투자를 고민한다면 직접적인 종목투자 보다는 K-방산 ETF, 글로벌 방산 ETF 등의 간접 투자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K-방산을 포함해 미국과 유럽 방산기업들에 대한 분산 투자는 리스크를 줄이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전략이다.

지금 우리는 불확실성이 중첩된 복합위기 시대에 살고 있다. 경제는 흔들리고, 세계 곳곳에서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방위산업은 어쩌면 위기 속에서 안정감을 찾을 수 있는 묵직한 한 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단기 수익을 쫓기보다, 위기의 시대를 대비하는 장기 전략의 일부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서희 WM전문위원
서경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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