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쌀값이 폭등하면서 30년 만에 최고 수준의 물가인상률에 직면한 일본이 ‘부실 급식’ 논란에 휩싸였다. 식자재비 급등으로 급식의 질이 떨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1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후쿠오카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밥과 된장국, 닭튀김 1개와 우유가 제공된 급식 사진이 온라인상에 퍼지며 ‘성장기 아이들에게 너무 부실하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소식을 접한 다카시마 소이치로 후쿠오카 시장은 “효율적 영양 공급 개념에서 탈피해 아이들이 먹고 싶어하는 식사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며 급식 예산 증액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의 핵심은 물가와 급식비 간 괴리다. 현재 후쿠오카시의 1인당 급식 단가는 289.47엔(약 2721원)으로 2015년(243.15엔) 대비 20% 올랐다. 반면 학부모로부터 걷는 급식비는 초등학교의 경우 매달 4200엔, 중학교는 5000엔으로 10년간 동결됐다.
부족분은 공공예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후쿠오카시의 올해 보전액은 약 12억엔(약 113억4000만 원)으로 3년 전의 3배에 달한다. 급식비 단가를 인상하지 못하는 이유로 학부모 부담 한계와 지자체 예산 제약 등이 꼽힌다.
후쿠오카시는 “재료비 급등으로 인한 예산 초과를 우려해 어쩔 수 없이 급식 구성을 조정했다”며 “필요한 영양은 확보됐으며 그릇이 커서 상대적으로 닭튀김이 작아 보였던 것이고, 외관도 고려했어야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급식 재료비 상당부분을 학부모가 직접 부담한다. 시설·설비·인건비는 지자체가, 식품재료비는 학부모가 나누는 구조다. 저소득층 학생의 경우 지자체나 정부가 전액 지원한다.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무상급식을 도입하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도입률은 30% 수준에 그쳤다. 대다수 지역에서는 여전히 학부모 부담이 원칙이다.
후쿠오카시는 오는 2학기부터 시립 초중학교 급식비 전액 무상화를 추진한다. 다카시마 시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아이들이 기대할 수 있는 급식으로 바꿔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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