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박수근, 이인성 등 한국을 대표하는 근현대 구상 작가들의 작품이 서울옥션 6월 경매에서 새 주인을 찾는다.
서울옥션은 오는 24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총 97점, 약 64억 원 상당의 미술품 경매를 연다. 천경자, 마르크 샤갈, 박수근 등 국내외 거장들의 대표작이 새 주인을 찾는다. 또 한국 근대미술을 집중 조명하는 특별 섹션을 마련해 우리 근대 작가들의 희소한 작품도 만나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프리뷰는 14일부터 경매 당일까지 열린다.
출품작 중에서는 천경자의 ‘윤삼월’이 가장 눈에 띈다. 윤달인 3월을 뜻하는 윤삼월은 옛 풍속에서 무슨 일을 해도 부정을 타지 않는 달로 알려졌다. 화업 완숙기에 해당하는 1978년 제작된 작품은 다양한 꽃과 사슴, 백조와 새 등 천경자 작품에 등장하는 대표적 소재들이 환상적인 분위기로 어우러지는 풍경을 보여준다. 추정가는 8억 5000만~12억 원이다.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의 ‘꽃다발을 들고 있는 옆모습’도 출품됐다. 추정가는 3억~6억 원이다. 샤갈 특유의 푸른색과 초월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작품이다. 커다란 나무 옆으로 지나가는 아낙네와 아이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을 담은 박수근의 ‘나무와 행인(2억 8000만~5억 원)’도 새 주인을 찾는다. 1964년 제작된 작품은 박수근의 작고 이후 열린 유작전에 전시된 바 있다.
서울옥션은 최근 한국 근대미술사를 다시 살펴보고 있는 우리 미술계의 흐름에 맞춰 주요 작가의 작품 14점을 집중 조명하는 기획도 마련했다. 변시지의 ‘폭풍의 언덕(2억~5억원)’은 가로가 2m 40㎝에 이르는 대작으로 제주 바다의 역동적인 파도와 강렬한 바람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이인성의 대표작 ‘사과나무(2억 5000만~4억 5000만 원)’도 출품됐다. 이인성은 사과나무를 소재로 한 그림을 세 점 남겼는데 이번 출품작은 그중 가장 작은 크기다. 황술조의 ‘경주 남산’, 이병규의 ‘여인상’ 등 지금까지 시장에서 충분히 조명받지 못한 근대 작가들의 작품도 여럿 소개된다
고미술로는 1624년 조선 중기 문신 권엽이 명나라 사절로 떠날 때 받은 송별시를 모은 시첩 ‘구사선생조천첩 4권 일괄’, 18세기 어진도사에 두 번 차출될 정도로 당대 뛰어난 화격을 인정받은 경암 김익주의 ‘산수도’와 ‘송화인물도’ 등이 새 주인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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