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박물관의 ‘한국실’이 전통 문화유산을 활용한 K컬처 확산의 새로운 거점이 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문화강국 도약을 위해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품을 순회 전시하는 등 해외 박물관 한국실 운영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박물관은 현재 미주, 유럽, 아시아 등지의 10개국 23개관을 지원하고 있다.
박물관 측에 따르면 이건희 기증품 국외 순회전은 11월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을 시작으로 2026년 3월 시카고박물관, 2026년 9월 영국박물관에서 잇따라 개최된다. 박물관 측은 “현지 한국실 전시 역량 강화와 오류·왜곡 없는 전시를 위해 학예연구직(큐레이터)을 국외 한국실에 파견해 협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전시가 한국 문화를 홍보하고 외국 관람객들이 이를 향유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실제 문화 소비로 확장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K컬처의 인기를 반영해 이건희 순회전이 열리는 미국 스미스소니언을 시작으로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뮷즈(문화상품)’를 전시와 연계해 판매할 예정이다.
또 미국 피바디에섹스박물관은 기존에 폐쇄했던 한국실을 ‘유길준 한국실’로 개편해 최근 재개관했는데 자체 예산으로 백남준 작가 등 다수의 국내 현대 작가와 재미 한국 작가의 작품 15점을 구입하고 그 중 10점을 한국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을 대여하는 것 외에 3월 독일 드레스덴박물관연합에서 개최한 ‘백 가지 행복, 한국 문화 특별전’에 출품된 ‘평생도’ 미디어 병풍처럼 새로운 방식의 한국 문화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미국 플로리다대 새뮤얼한박물관 소장 ‘산수화’ 등 한국 문화유산의 보존 처리와 학술 자문도 지원하고 있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국외 박물관 한국실 운영의 안정화와 장기화, 한국 전시와 문화 행사 활성화 등을 적극 지원해 다양해지는 현지 한국 문화 수요에 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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