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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선 틀어막자 공장 중단 속출… 中 희토류 '무기화' 위력[글로벌 왓]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전략이 미국과의 무역 분쟁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공급을 통제하자 미국은 물론 유럽과 인도, 일본에서 제조 공장이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네바 합의’ 이후에도 무역 공방을 벌여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먼저 전화 통화를 요청하게 된 배경에도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日서 공장 셧다운 속출… 美 업계도 “희토류 때문에 中에 공장 이전 검토”


7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유럽과 인도·일본 등 각국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이 앞다퉈 중국 당국 측에 긴급 회동을 요청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올 4월부터 희토류 7종을 국외 반출하려면 특별 허가를 받도록 수출 통로를 좁힌 탓에 희토류 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수출을 빨리 허가해달라’며 읍소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자동차 조립에 필수인 영구자석에 쓰이는 정제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의 경우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90%가량을 독점하고 있어서다. 유럽자동차부품업체협회(CLEPA)는 이달 중국 당국이 전체 희토류 수출 신청 건의 25%만 허가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자동차 회사 스즈키가 희토류가 없어 주력 소형차 ‘스위프트’의 생산을 중단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 자동차 업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포드는 지난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포드 익스플로러’를 생산하는 희토류 자석 공급 부족으로 1주일 동안 시카고 공장의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이 속한 미국 자동차혁신연합(AAI)은 지난달 미국 행정부에 보낸 비공개 서한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장이 멈출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희토류 자석이 필수인) 전기모터를 중국으로 수출해 수급을 해결하거나 아예 전기모터 공정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고민 자체가 미국 제조업 강화를 목표로 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배치되지만 미국 자동차 업계는 희토류 자석 부족이 이어지면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WSJ는 짚었다.



트럼프 “희토류, 더는 질문 없을 것”


이달 5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통화가 성사된 것도 중국의 희토류 통제 카드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희토류 독점은 미국의 아킬레스 건이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도 출범 직후부터 미국의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생산을 위해 전시 권한인 국방물자법(DPA)를 동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 확보 속도를 높이기 위해 미 의회의 승인을 건너뛰는 비상 권한을 발동할 계획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의 희토류 독점을 단 시일 내에 뒤집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번에 자동차 생산을 멈춰 세운 정제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생산에서 미국의 비중은 1.7%(2024년 기준)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시 주석과 통화하며 희토류 문제 해결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시 주석과 통화 후 SNS 트루스소셜에 "희토류 제품의 복잡성에 대한 어떠한 질문도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만족할 만한 수준의 합의에 이르렀음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中에서도 “희토류 효과가 이렇게 클 줄 몰랐다”


중국 내에서도 희토류 무기화의 위력을 새삼 재확인했다는 분위기가 흘러 나온다. 진찬룽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전날 자신의 SNS에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제네바 합의에 따른) 약속을 위반했다고 말하며 중국을 위협했지만, 실제로는 위협을 하면서도 여전히 우리와 대화하려 다급해하고 있었다"며 이번 통화를 가능하게 한 요인으로 희토류를 지목했다.

진 교수는 "희토류는 중국이 손에 쥔 비장의 카드"라며 "현재 미국은 희토류 문제와 관련해 특히 조급해하고 있으며 이를 조속히 해결하고자 한다. 트럼프가 SNS에서 희토류를 특별히 언급한 것도 그가 이 문제를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동시에 우리가 이 카드를 매우 효과적으로 꺼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이어 "솔직히 말해 중국의 희토류 카드가 이렇게 좋은 효과를 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희토류 카드를 사용해 트럼프가 양보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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