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토요타이어'가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됐다. 중국 전기차(EV)를 중심으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 구도가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자본력으로 무장한 행동주의 펀드들이 일본 차 부품 업체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경영 개입에 나서는 모습이다.
2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기반의 행동주의 펀드 '팔리저 캐피탈'은 지난 6개월 간 토요타이어 지분 약 3%를 확보했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팔리저는 도쿄 타테모노 부동산 회사와 도쿄 전철 등 일본 내 여러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금융사다.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홍콩 사업을 이끌었던 제임스 스미스가 2021년 창업했으며 현재 10억 달러 이상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토요타이어는 미국 SUV및 경트럭용 프리미엄 타이어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교체용 타이어에서 발생한다. 팔리저는 토요타이어에 재무구조를 간소화하고 초과 자본 9억 달러를 주주에게 환원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아울러 외부 이사와 독립 자문가를 포함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매각이나 비상장 전환 등 모든 전략적 선택지를 검토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FT는 일본의 자동차 부품 공급사들이 글로벌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주요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짚었다. 보수적인 경영과 낮은 자본 효율성 등으로 기업 가치 제고가 용이하다고 본 것이다.
EV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환하고 있는 환경도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사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특히 도요타자동차가 약 420억 달러에 최대 자회사를 비상장화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해 자본 배분을 확대하고, 자동차 제조사에 자회사와 부품사를 인수하도록 요구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행동주의 투자자인 무라카미 요시아키의 펀드들 역시 소규모 부품사들에 대거 투자하며 기업가치 상승을 노리고 있다.
토요타이어 주가는 올해 약 20% 상승해 현재 2850엔에 근접한 상태다. 팔리저는 회사가 권고한 조치가 이뤄지면 4200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