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종로, 경제중심도시 종로, 정치1번지 종로 등 종로를 수식하는 어구는 많지만 제 핵심 철학은 ‘종로모던’입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29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민선 8기 구정 핵심 철학인 '종로모던'에 대해 이 같이 강조했다. 정 구청장이 강조하는 종로모던은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종로를 만들겠다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정 구청장은 주민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종로구민들에게 버스 교통비를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정 구청장은 "서울 안에서 시민들의 발이 돼 주는 버스는 모두가 누려야 하는 공공재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종로구 버스비 지원 사업은 성인과 청년층에 주요 혜택이 집중됐던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나 국토부의 ‘K패스’와 달리 어르신(65세 이상), 청소년(13~18세), 어린이(6~12세)에 이어 청년(19~39세)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버스비 지원 사업은 별도의 카드 발급이 필요 없으며 최저 이용횟수 기준도 없다. 어르신과 청년은 연간 최대 24만 원, 청소년은 16만 원, 어린이는 8만 원까지 각각 버스비를 사후 정산 받을 수 있다. 정 구청장은 “고령화 사회 속 노인들이 직장을 구하려고 해도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대중교통은 일종의 공공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종로구는 지난해 9월 종로복지재단을 만들어 나눔과 기부문화 또한 확산시키고 있다. 보호아동 지원, 주거위생환경 개선, 청년 취업역량강화 지원사업 등 대상 별 맞춤 복지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이 중 구민들의 호응이 가장 높은 사업은 어르신 친구 만들기 프로그램인 ‘종로 굿 라이프 챌린지’다. 종로구에 홀로 거주하는 65세 이상 주민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 프로젝트로, 이들간의 만남을 주선해 외로움·사회적 고립 등 정서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다.
지난해 10월 운현궁에서 처음 진행된 해당 프로그램은 60대부터 80대 어르신까지 36명이 참여해 당시 여섯 커플이 탄생했다. 이 행사는 입소문을 타 여타 지자체에 거주하는 주민들까지 참여 문의가 쇄도하기도 했다. 종로구는 다음 달 2회차를 시작으로 연간 2회 씩 ‘종로 굿 라이프 챌린지’를 개최할 예정인데 하반기부터는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도 참여가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정 구청장은 ‘종로형 통합돌봄시스템'을 도입해 젊은 층과 어르신을 아우리는 유기적 공동체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 시스템은 지역을 보건소 시스템과 150명의 ‘돌봄활동가’를 결합해 유기적 공동체 기반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권역 내 보건소를 기반으로 ‘파트너’를 지정해 꾸준한 관심과 돌봄을 제공해 준다.
일각에서는 종로구가 여타 서울지역내 자치구 대비 지역상권 침체 및 인구 감소 등 거주환경이 낙후됐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정 구청장은 이런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삶의 질이 보장된 주거환경과 더불어 적정한 인구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또 종로를 이른바 ‘문화 1번지’로 만들기 위한 계획에도 박차를 가한다.
종로구를 이를 위해 지난해 구기·평창, 경복궁 주변의 고도지구 높이 기준을 완화했으며 오랜 기간 개발을 어렵게 했던 자연경관지구 건축규제 완화도 추진 중이다. 또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창신·숭인동 일대를 보행·경관·역사가 어우러지는 6400세대 규모의강북대표 주거단지로 개발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정 구청장은 종로구 삼청동에서 태어나 경복초등학교, 중앙중학교, 경복고등학교를 거쳐 종로에 거주 중인 ‘종로 토박이’다. 그만큼 종로에 애착이 크다. 정 구청장은 “종로는 내 고향이자 학창시절을 모두 보낸 삶의 터전”이라며 “십 수 년간 종로는 정치 1번지라는 명성에 비해 생활 수준은 정체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야말로 종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종로 문화관광벨트 구축, 북촌 특별관리지역 지정, 탑골공원 정상화 사업, 광화문 일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운영 등 변화를 통해 종로구의 가치를 제대로 살리고 미래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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