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에너지융합시스템연구단 조종표 박사 연구진이 국내 최초로 순산소 연소 기반의 연속식 공정을 활용해 재활용이 어려운 열경화성 혼합 폐플라스틱에서 고품질의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와 자원 고갈 문제가 대두되면서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글로벌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2023년 100조 원 규모에서 연평균 8.1% 성장해 2030년에는 17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플라스틱은 열을 가하면 다시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는 열가소성 플라스틱과 한번 굳어지면 분해하기 어려운 열경화성 플라스틱으로 나뉜다. 이 중 열경화성 플라스틱은 고온에 강하고 화학적 안정성이 높아 자동차, 전자제품에 쓰이는 플라스틱에 혼합된 형태로 활용된다. 그러나 초고온 환경에서만 분해할 수 있는 특성으로 인해 쓰이고 난 후에는 매립, 소각에 의존하고 있어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에너지연 조종표 박사 연구진은 열경화성 혼합 폐플라스틱을 수소 생산의 원료인 합성가스로 전환하는 순산소 연소 기반의 가스화 공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국내 최초로 연속 운전이 가능한 공정을 구축해 공정 효율을 높이고 공정의 부산물인 타르를 상용 합성가스 요구 수준의 93.4%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공기에 포함된 질소 성분을 제거해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순산소 연소 제어 기술과 가스화로 내부에 공급된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축열식 용융로 기술을 적용해 1300도에 이르는 고열을 지속 공급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원료 투입, 전처리, 가스화까지 이어지는 연속 공정을 구현하고 공정 효율을 극대화했다.
공정 중 발생하는 타르의 양도 획기적으로 줄였다. 공정의 부산물인 타르는 강한 점성으로 인해 공정 라인에 들러붙고 지속적인 운전을 방해한다. 이를 제대로 분해하기 위해서는 1000도 이상의 열이 필요하지만, 일반 폐플라스틱 분해 공정에서는 800도 이내의 열을 활용하기 때문에 미분해된 타르가 다량 발생한다. 별도의 정제 장치를 구축해 타르를 제거할 수 있지만 그만큼 공정 비용은 비싸진다.
연구진은 연속 공정을 통해 초고온을 지속 유지함으로써 정제 장치 없이도 타르의 발생량을 0.66㎎/N㎥(노멀 입방미터 당 밀리그램)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화학연료 합성 공정에 쓰이는 합성가스의 타르 농도 요구치보다 93.4% 감소된 수치다.
개발된 공정의 실증은 하루 1톤의 열경화성 혼합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는 파일럿 플랜트에서 진행됐고 혼합 폐플라스틱 1㎏당 수소 0.13㎏의 생산 능력을 나타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국내 특허 3건을 등록하고 해외 특허 1건을 출원해 상용화 기반을 마련했다.
연구책임자인 조종표 박사는 “이번 성과는 국내 독자 기술만으로 가스화 공정의 효율을 크게 개선하고 타르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공정 규모를 2톤급으로 격상하고 관련 연구를 지속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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