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작가의 한정 수량 ‘에디션(판화)’ 작품을 구매해 1년 안에 되팔 경우 구매가의 80%를 보장해주는 새로운 온라인 미술 플랫폼이 첫 선을 보인다. 작가의 작품 계보 정보 등을 공개하고 작품을 소장한 개인이 재판매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해 온라인 미술품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포부다.
29일 미술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미술 전시와 판매를 병행하는 미술 유통 플랫폼 ‘아트서울닷컴’이 최근 문을 열었다. 1995년 국내 처음으로 작가 중심 아트페어 ‘마니프(MANIF) 아트페어’를 열어 가격 정찰제 등을 처음 도입했던 마니프조직위원회가 4년간 준비한 프로젝트다.
아트서울닷컴은 ‘아트서울’과 ‘티마니프(t-MANIF)’ 두 가지 서비스로 운영된다. ‘아트서울’에서는 국내 작가의 원화를 전시·소개하고 판매하는 일종의 온라인 갤러리 역할을 한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지난 26년간 3000여 작가를 소개했던 마니프서울국제아트페어의 축적된 경험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되살아난 셈이다. 출범을 기념해 6월 말까지 국내 작가 50인의 1000만 원 이하 중저가 원화를 모은 온라인 개인 군집전인 ‘아트서울전’을 열고 있다. 작품을 온라인에서 손쉽게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작가의 활동 경력과 평론, 작가 노트 등의 자료를 함께 소개하는 등 다양한 정보도 제공한다. 작품 가격은 정찰제로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와 협력해 적정 수준으로 책정됐다. 작품 이미지와 보증서에 위변조 방지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등 안전한 거래를 위한 시스템도 마련했다.
12점의 한정판 에디션을 판매하는 ‘티마니프(t-MANIF)’는 아트서울닷컴만의 특화된 서비스다. 티마니프의 에디션 작품을 구매할 경우 1년 간 구매가의 80%를 보장하는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또 에디션 작품을 실물 소유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작품 이미지에 구매자가 원하는 텍스트를 직접 입력할 수 있는 디지털 포스트 카드와 다양한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 16종 등도 함께 제공한다. 소장자 이력이 자동 업데이트되는 블록체인 기술로 소유권 이전 등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했으며 소장자끼리 작품을 직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장터도 사이트 내 마련했다.
마니프조직위원회의 김영석 대표는 “미술품 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 중 하나가 불안정한 가격 체계이고 저조한 환금성일 것”이라며 “티마니프는 작품 가격의 80%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미술애호가의 입문 문턱을 안정적으로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아트서울닷컴 측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새로운 상생을 통해 건강한 미술 생태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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